울산 '고향의 강' 여천천은 깔따구떼와 전쟁 중
울산 '고향의 강' 여천천은 깔따구떼와 전쟁 중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0.05.12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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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변 아파트 주민 매년 피해 호소... 관할 지자체 준설 공사 중
깔따구떼 박멸을 위해 지난 달부터 하상정비 공사 중인 여천천(미소지움아파트 앞)

[울산시민신문] 최근 날이 따뜻해지면서 울산 도심 한복판에 깔따구떼가 극성을 부려 아파트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천이 오염돼 애물단지로 전락한 '고향의 강' 여천천 얘기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여천천이 깔따구떼의 서식지로 둔갑한 것이다.

지역의 환경조건이나 오염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동물의 하나인 깔따구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6ppm 이상 되는 4급수, 즉 오염된 곳에서 서식하는 생물이다.

여천천은 울산대공원에서 시작해 남구 도심과 공단지역을 거쳐 울산항에 유입되는 연장 6.27㎞의 도심 하천이다.

하천 주변으로 대단위 아파트가 밀집돼 있다.

이 여천천이 기온이 높아지자 깔따구떼의 서식지 온상이 된 것인데, 하천변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 주민들은 깔따구떼를 퇴치하느라 밤잠을 설치는가하면 무더운 날씨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는 등 불편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깔따구떼가 극성을 부리는 지역은 미소지움아파트와 홈타운1~4단지, 대명루첸 등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울산 남구가 퇴치를 위해 해마다 예산을 들여 방역과 오염된 하천 퇴적물을 걷어내고 있지만, 그 당시뿐 근본적인 대책은 안돼 이젠 고질적인 민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2월 울산시의회 2차 임시회 시정질의에서 여천천 정화대책을 질의한 손종학 시의원은 "여름철이 아닌데 동네를 걸으며 만나는 주민들은 올해도 깔따구로 잠도 자지 못하고 불결한 환경 속에서 생활해야 하냐고 걱정을 늘어 놓는다"고 전했다.

손 의원은 여천천을 살리기 위해서는 맑은 물 공급확대와 하천준설, 여천천 환경정화사업을 제안했다.

그는 "여천천은 가꾸기에 따라 태화강과 연계된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서울 청계천처럼 환경정화로 문화와 레저공간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정답변에서 송철호 시장은 "상류지역의 수질개선을 위한 퇴적토 처리는 실시설계 중인 지방하천정비사업 용역에 포함해 최적 방안을 검토하고 그 결과를 근거로 정비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여천천 수질 개선을 위해 관할 지자체인 남구는 유로폭 조정, 웅덩이 메우기, 수질개선과 악취차단, 환경개선을 위한 수생식물 식재 등으로 깔따구 박멸에 나섰지만, 워낙 개체수가 많다보니 그때 잠시뿐.

최근 남구는 올해 말 목표로 여천천 환경관리계획을 수립 중이다.

불명수 차단, 하천준설, 하천 및 유수지 경관개선,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설치 등이 골자다.

또 지난 달부터 13억8500만 원을 들여 여천천 상류부인 수암로에서 광로교까지 1.7㎞를 3개 구간으로 나눠 공사를 진행 중이다.

상류부 공사가 끝나면 순차적으로 여천천 하류까지 하상정비 공사에 들어간다.

손 의원은 "여천천 깔따구 박멸과 환경정화사업은 도시미관을 개선시키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쾌적하게 만들 것이라며 환경개선과 함께 다양한 친수 기능을 개발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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