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무수한 행성에서 이 지상에
첫발을 디뎠을 때
새벽에 목을 빼고 우는 장 닭처럼
나는 그렇게 힘껏 울었을까?
아카시아꽃 향기 뚝뚝 떨어지는 익숙한 계절
어깨를 짓누르는 뻐근함으로 반쯤 태워져
꽂혀있는 초의 개수에 맺힌 미소가 시리다
살아가는 일이 살아내야 하는 길임을
어머니 자궁을 벗어나며 느꼈던가?
원컨대 버거운 삶 애터지게 살아도 후회 없이
먼 길 떠날 때는 울지 말고
큰 소리로 한번 웃고 가자!
[시집 들소 구두를 신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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