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햇빛에 가려진 진실들
[칼럼] 햇빛에 가려진 진실들
  • 이두남
  • 승인 2020.05.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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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남 대표이사

[울산시민신문] 차가운 건물 벽을 따라 손을 잡고 올라가던 담쟁이넝쿨 몇 가닥이 어느새 온 벽면을 뒤덮어 버렸다. 햇빛이 비치는 곳과 햇살을 받지 못하는 부분의 음영은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햇살이 잘 비치는 곳은 유난히 반짝이며 선명한 녹색을 자랑한다. 그러나 뒤늦게 자라나 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 뻗어가는 담쟁이는 나약한 채 힘들게 따라 가고 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도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은 이 사회의 빛과 어둠을 닮았다.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통해 시작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기부금 운용을 두고 벌어진 진실공방이다. 이 사건은 날로 확산되어 정치의 진영대결로 번졌으며 아울러 일본에도 큰 빌미를 제공했다.

이러한 모습이 담쟁이넝쿨로 가려진 어둔 벽 뒷면의 모습으로 투영되어 음영으로 비치는 것은 왜일까?

어두운 뒷면에서 썩어가는 줄기들은 햇빛에 반짝이는 선명한 줄기들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도 밝은 빛을 만나면 그 모습을 드러내듯 진실은 언젠가는 반드시 그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할머니들이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했던 삶의 상처를 용기 내어 대중에게 공개했던 것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력하게 당해야 했던 그 아픔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런 마음이 유린되어 30년 동지애가 분노와 배신감으로 얼룩지고 그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물거품이 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그동안 가려졌던 어두운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 새로운 한 걸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정의롭고 빛나는 일일 것이다.

자신이 올바르고 정의롭다면 어떤 위기와 억척이 난무해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곤궁에는 운명이 있음을 알고 형통에는 때가 있음을 알고 큰 어려움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용기라고 했다. 고난이 몰려와도 좌절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좌우를 잘 살피며 때를 기다린다면 반드시 빛이 드리워진다. 형통에 때가 있음을 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을 의미한다.

아래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제갈공명의 지혜에서 배워야 할 점을 말한 것이다.

첫 번째는 인재등용이다. 인재를 추천하는 일보다 더 충의롭고 이익이 되는 일은 없다고 했다. 신분 서열에 집착하지 않고 실력이 있는 사람, 뛰어난 사람을 발탁해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또 자기 취향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고 객관적인 안목으로 평가하는 것을 주장했다.

둘째는 단결중시다. 전투에 앞서 전군의 마음을 하나로 단결시켜야 한다고 논한다. 또 단결을 무너뜨리는 무리는 엄중하게 처벌했다.

셋째는 정보수집이다. 사람들이 올리는 보고를 소중히 하며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내도록 이야기 했다. 오만해지지 않고, 방심하지 않으며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겸허하게 들었다. 그리고 정보의 진위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확인했다.

또한 주변의 소수민족과도 적극적으로 연대를 맺고 불필요한 분쟁은 삼갔다. 함부로 적을 늘리지도 않았다. 그것은 공명의 치밀한 작전이었고 핵심을 명쾌하게 제시했으며 확실한 호령을 했다. 더욱이 공명은 스스로 선두에 서서 움직이고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

본인은 지시만 하고 남에게만 시키는 것은 리더로서 실격이며 조직의 가장 큰 악이라고 생각하며 늘 앞장서서 길을 열고 지휘를 하는 인물이었다.

6월이면 역대 최고 총선 투표율을 기록한 21대 국회가 개원한다.

그 배경에는 개방성과 투명성 그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그늘에 가려진 진실들이 왜곡되거나 감추어져 고통 받는 사람들이 없기를 바란다.

또한 제갈공명의 지혜로움이 마음속 깊이 전해져 진영의 논리보다는 나라와 국민 중심의 마음으로 단결되고, 소외되거나 힘없는 사람들의 의견까지 청취해서 수렴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농부가 밭을 아끼고, 상인이 수레를 아끼는 것처럼 차가운 쇠붙이가 아닌 따뜻한 흙 가슴으로 국가와 국민을 아낀다면 그늘에 가려져 힘들어 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21대 국회의 첫 걸음은 욕심은 절제하고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로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나라의 앞날은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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