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神人 셋
이름하여 을나乙那
어느새 어찌어찌 새가 되어
그 새로 비치는
사이사이
불현듯, 한날한시에 땅속에서 솟았다는 전설은
어리석은 싹수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겠지
눈 깜박이던 잠깐의 순간을 놓친
그 찰나의 착시였거나
가히, 신 같은 이들은 필시
시원의 시커먼 하늘에서 떨어진
세쌍둥이 별이였으리라
하여 나는 오늘, 그들의 삼성三姓을
삼성三星이라 고쳐 읽는다
수천 년을 오독해버린 저 혈穴을
혈血이라 고쳐 쓴다
눈앞에 옴폭 파인 저 구멍에서
높이 발돋음하고자 하는 高씨의 태동를 느낀다
튼튼한 다릴 놓으려는 梁씨의 몸부림을 살핀다
사내로 우뚝 서고 싶은 夫씨의 근심을 헤아린다
그들이 이 섬으로 떨어지던 그날
뚝 뚝 뚝 흘린 핏빛들을 본다
큰 별에서 나누어진
삼성三星의 혈血을
나도 어느 날 문득,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이슬 같은 수로首露의 자손이지만
족보를 뒤지다 보면
이들의 성을 가진 할망들 수두룩하다
결국, 나도 나눠 가진 피
그들의 혈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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