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 선박폭발사고 컨트롤타워 '부재'로 피해 키워
울산항 선박폭발사고 컨트롤타워 '부재'로 피해 키워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0.06.0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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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소방본부, 사고 대응 분석 '백서'... 위험 속 진압 소방관 높이 평가
지난 해 9월 염포부두에서 발생한 석유제품운반선 폭발·화재사고(자료사진)

[울산시민신문] 지난 해 9월 울산항 염포부두에서 발생한 대형 선박 폭발화재사고 당시 컨트롤타워 부재로 재난을 키웠다는 소방본부의 내부 평가가 나왔다.

소방관 등 18명이 부상을 입고 46명이 구조되는 등 울산 해상에서 발생한 첫 대형사고이지만, 재난대책본부는 가동하지 못했고, 주민 대피 명령을 내리지 못하는 등 초기 대응이 미비했다는 것이다.

3일 울산소방본부가 발간한 염포부두 선박화재 대응 백서에는 사고 당시 재난대책본부 가동을 요청했으나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가동되지 않았고, 재차 가동을 강하게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또 인근 지역주민 안전을 위한 대피 판단을 유보한 점도 지적했다.

선박 폭발화재로 인해 독성물질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늦어지는 사이 화재를 급히 진압하면서 주민 대피 명령을 하지 못했다는 것.

폭발화재가 발생한 모선인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 연결된 자선 바우달리안호를 분리하는 데 시간이 지체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3차례 폭발이 발생했지만, 모선과 로프로 연결된 자선이 분리되지 않아 매우 위험한 상황였고, 선체 온도가 200도 이상으로 높아 진입이 불가능했다고 백서는 전했다.

이외, 사고 당시 화재 진압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아 진압 시간이 지체됐다는 점, 초기 사고 선박 적재물 정보를 요청했는데 바로 받지 못해 적재물질과 특성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점 등도 자체 지적 대상에 올랐다.

백서는 앞으로 선박 폭발화재 대응을 위해 보완해야 할 사안도 기재했다.

대형 사고 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 요청, 사고 현장 인근 주민 안전을 위한 신속한 대피 명령, 위험물 적재 선박에 대한 신속한 정보 수집과 전파 등을 꼽았다.

백서에는 특히 인명구조가 끝났으나 현장 대원들이 화재 완전 진화를 위해 800도가 넘는 선박 내부에 들어가 진압 중 2명이 부상하는 등의 헌신적인 활동을 펼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백서는 향후 울산 선박 폭발화재 같은 유사한 사고에 참고서 같은 교본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발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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