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밤하늘 달도 별도
없는가
반짝 번쩍 저놈 불빛이
달도 별도
내 잠까지 다 잡아먹고
새벽이 슬며시 다가오니
가로등도 모르는 척
눈 감아버리네
높아 버린 빌딩
유년의 한 건축가의
혼과 땀으로 세워진 건물
바람에 할퀸 상처에
노안의 눈을 의심해 본다
시행착오로 세워진 건물은
아닌가
때 늦은 점검을 하기엔
세월을
삼켜버린 한참 후였다
그렁그렁 눈물샘을 잠근다
남자이기 전에 아비로
걸어온 길
오늘의 공허함을 알기 위해
여기까지 온길 거슬러 보며
나 돌아가련다
어머니
자궁 같은 텃밭에 노년 세월의 눈금을 메꾸며
시골 아비의 자식 사랑 씨앗 심으러 돌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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