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그만인가?
천만에
죽는다는 건
또 다른 시작일뿐이다
일례로,
지난날 한바탕 피를 토하며 죽은 동백꽃이 그렇다
더운 날을 잠시 숨 고르고 있을 뿐이란다
세상에 그걸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을 거란다
근처, 진달래도 철쭉도 알고
멀리, 해도 달도 별도 안단다
물론, 그의 근친 동박새도 알고
하물며, 정처 없이 떠도는 바람도 구름도 안단다
간혹, 그를 토닥거리는 비도 눈도 알고
무엇보다도 그의 뿌리를 품고 있는
이 땅이 확실히 안단다
난 지금,
알알이 영글어가는 청귤을 시샘하는
비바람 속 한 귀퉁이다
들녘 잎새들 칠월의 수군거림에
잠시, 귀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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