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암각화 주변 발자국... 1억년전 파충류 '코리스토데라'
울주 암각화 주변 발자국... 1억년전 파충류 '코리스토데라'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0.09.0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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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이자 세게 두번째... 국립문화재연구소,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
조사지역 항공사진, 발자국 화석(a)과 반구대 암각화(b) 위치(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울산시민신문] 울산 울주군 대곡리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서 발견된 4족 보행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 주인공은 신생대(마이오세 전기)에 멸종한 수생 파충류 ‘코리스토데라(Choristodera)’로 밝혀졌다.

코리스토데라 발자국 화석이 확인된 것은 아시아에서 처음, 세계에선 두 번째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런 연구결과를 지난 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018년 6월 발견한 코리스토데라 발자국 화석은 발견 당시 보존 상태가 매우 뛰어난 데다 18개의 발자국(앞, 뒷발자국의 평균 길이는 각각 2.94cm, 9.88cm)이 하나의 보행렬로 이뤄져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발자국은 국내에서 보고된 4족 보행 척추동물의 발자국 화석들(공룡, 익룡, 거북, 악어, 도마뱀과 기타 포유동물의 발자국 화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 결과, 전기 백악기 지층에 남겨진 이 발자국은 중생대(쥐라기 중기·약 1억7천4백만년 전)에 출현해 신생대(마이오세 전기·약 1천6백만년 전))에 멸종한 수생 파충류인 코리스토데라의 발자국으로 확인됐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이자 세계에서는 두 번째로 보고됐다.

1995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첫 보고된 코리스토데라 발자국 화석(캄프소사우리크누스 파르페티/Champsosaurichnus parfeti)은 매우 불완전한 2개의 발자국으로 앞·뒷발의 구분이 모호하고 코리스토데라의 발자국인지도 불분명했다.

하지만, 울산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서 발견된 발자국 화석(앞발 9개, 뒷발 9개)은 완전한 형태로 남겨진 코리스토데라 발자국 보행렬 화석이라는 점에서 세계 최초다.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코리스토데라의 보행 특성과 행동 양식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화석으로도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전기 백악기 호숫가를 거니는 코리스토데라 생활상 복원도(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이번에 발견된 코리스토데라 발자국은 화석이 발견된 울산의 지역명을 넣어 ‘노바페스 울산엔시스(Novapes ulsanensis’로 명명됐다.

의미는 ‘울산에서 발견된 새로운 발자국’이라는 뜻이다.

‘노바페스 울산엔시스’를 남긴 코리스토데라는 생존 당시 몸길이 약 90~100cm 정도로 추정되며, 앞·뒤발가락이 모두 5개이고 긴 꼬리를 갖고 있었다.

뒷발에는 물갈퀴가 있어 물에서도 잘 적응하여 살았던 것으로 보이며, 보행 특성에 있어서도 공룡이나 도마뱀과는 달리 악어처럼 반직립한 걸음걸이로 걸었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노바페스 울산엔시스’는 중국의 전기 백악기 지층에서 보고된 골격화석 ‘몬쥬로수쿠스(Monjurosuchus’’의 발 골격구조와 형태 및 크기가 일치해 유사한 종류의 코리스토데라가 남긴 발자국으로 추정된다.

국립연구소 측은 “이번 연구로 우리나라 중생대에는 공룡·익룡·새·도마뱀·악어·거북·포유류 등의 척추동물들과 함께 새로운 수생 파충류 '코리스토데라'가 서식한 것이 최초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일원은 탁월한 가치를 가진 문화유산 외에도 빼어난 자연경관과 중생대의 공룡·새·수생 파충류 화석 등 세계적인 자연유산이 공존하고 있는 복합유산 지역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내년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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