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은' 울산 국가산단 사고 끊이지 않아 '불안'
'40년 넘은' 울산 국가산단 사고 끊이지 않아 '불안'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0.10.16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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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도 최근 태풍 내습시 허점 노출... 서휘웅 시의원 "지자체 권한 이양" 촉구
지난 8월 온산국가산단에서 발생한 화재로 유독성 물질이 누출된 화학공장(사진=울산소방본부)

[울산시민신문] 울산국가산단에서 해마다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원전도 최근 태풍 내습으로 허점을 노출해 인접지역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울산시의회가 국가산단과 원전의 관리 권한 및 예산 이양을 촉구하고 나선 이유인데, 서휘웅 시의원은 16일 임시회에서 5분자유발언을 통해 “잊을만하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국가산단에서 발생하는 화재와 화학사고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은 누구에게 있느냐"고 질타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울산소방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울산 국가산단의 화학사고는 43건이고,  5년간 전국 국가산단 안전사고 134건 중 울산이 29건으로 가장 많은 안전사고로 냈다.

지난 8월 20일 온산국가산단 내 대송정밀화학공장 위험물저장소 옆에서 발생한 화재로 유독물질이 누출됐다.

울주군은 ‘외출 시 주의하라’는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고, 에스오일 공장 인근에서는 원인 모를 굉음이 발생해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앞서 같은 달 14일께는 LG화학 온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유독성 물질이 유출돼 노동자들이 긴급 대피했으며, 인근 이수화학에서도 재발 방지 약속이 무색할 만큼 연례행사를 하듯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이 같은 위험물 누출, 화재사고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데, 사고 원인으로는 19건이 ‘업체의 시설관리 미흡’으로 가장 많이 꼽혔다.

서 의원은 "국가산단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작업자들의 부주의도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시설 노후화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울산 국가산단은 조성된 지 40여 년이 지나면서 노후한 시설이 수두룩하다.

특히 1960년에서 1970년에 조성된 온산·미포 국가산단은 석유화학 공장이 다수인데다 폭발성이 강한 유류와 화학물질, 가스 2억여t이 저장된 탱크 1700여개가 밀집해 있다.

이 중 건축물 절반은 20년이 넘었고, 나머지는 건물 연령을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는 상태다.

또 울산이 취급하는 위험물질 사용량은 전국의 29.1%(1억602만t)로 전남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많다.

그러다보니 위험물을 취급하는 사업장은 7500곳에 달한다.

서 의원은 “상황이 이런데도 설비 보수작업은 ‘땜질’식에 그쳐 국가산단은 말 그대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라고 지적했다.

그는 울산에서 절대 발생하면 안되는 두 가지 사고로, 도심과 인접한 탓에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는 국가산단 유해화학물질 사고와 도시를 사실상 폐허로 만들어 버리는 원전사고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그렇게 안전하다고 외치는 원전도 최근 태풍 내습으로도 노출된 허점은 우리를 더욱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하지만, 국가산단이나 원전은 국가사무이다 보니 지자체 차원의 접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정부는 권리만 주장하고 안전사고 관리의 책임을 다 하지 못한다면, 그 관리 권한과 수반되는 예산을 울산시에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가산단인 석유화학단지 반경 6㎞ 내에는 25만 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고, 온산국가산단 반경 6㎞ 내에는 약 9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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