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타 타 타'
[칼럼]'타 타 타'
  • 이두남
  • 승인 2020.11.1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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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남 대표
이두남 대표

일기예보에서 날씨보다는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계절의 이야기에 더 정성을 기울이는 시절이다. . 발길 닿는 곳마다 형형색색의 물감으로 물을 들이고 소풍을 떠나는 행렬을 극도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고 있다. 참으로 눈부신 귀천이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감탄하는 단풍은 벌레나 태풍에 상처받고 힘겹게 버텨온 잎부터 물들기 시작한다. 힘들었던 시간만큼 그 파장이 커서 더 빨리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얼마전 타계하신 고 이건희 회장의 삶을 회고하면서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 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리고 가수 김국환의 노래 ‘타타타’를 곱씹어 본다. ‘타타타’는 산스크리트어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 이라는 뜻이다.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거지.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 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가사의 일부다. 떠날 때 빈 손으로 간다는 걸 잘 알지만 내려놓는 것에 익숙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건희 회장이 운명을 달리 하기 전에 남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의 글에는 ‘돈과 권력이 있다해도 교만하지 말고 부유하지는 못해도 사소한 것에 만족을 알며 피로하지 않아도 휴식할 줄 알며, 아무리 바빠도 움직이고 또 운동하세요. 3천원짜리 옷 가치는 영수증이 증명해주고, 3천만원짜리 자가용은 수표가 증명해주고, 5억짜리 집은 집문서가 증명해주는데 사람의 가치는 무엇이 증명해 주는지 알고 계시는지요? 바로 건강한 몸이요!

우리나라 최대 부자였던 그도 돌아가실때는 1원 한 푼 가지고 가지 못했다.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조선조에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45세 정도였는데 황희 정승은 90세로 평균 수명의 두 배를 사셨으니 대단한 장수를 한 셈이다. 황희 정승은 그 시절의 사람으로는 초 긍정의 마인드로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의 주인공으로 역사에 기록된 분이다. 황희 정승이 어느 날 새벽에 종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려 마루에 나가 야단을 쳤다.

“뭐가 급하다고 새벽부터 언성을 높이고 싸움질이냐?”

“땅딸이가 자꾸 약을 올려서 싸웠는데 지가 옳지요?” “그래, 네가 옳다.” 땅딸이는 억울한 듯 말했다. “그게 아니라 여차여차 해서 싸웠는데 제가 옳지요?” “그래 네 말도 옳다.” 이 소리를 방에서 듣던 부인이 마루로 나와 항의를 했다. “이 애가 옳으면 이 애가 옳은 것이고 저 애가 옳으면 저 애가 옳은 것이지 얘도 옳다 쟤도 옳다가 어딨어요?”  “그래 당신 말이 옳소” 황희 정승은 누구의 말이건 감싸주고 인정해주며 마음으로 보듬어 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황희 정승과 달리 호의호식하고, 하고 싶은 것은 다하고 마는 칭기즈칸은 49세에 운명했다. 호통치고 호령만 했지 사랑도, 기쁨도, 웃음도 그에게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재물과 권력을 잃으면 적게 잃은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 것이라고 했다.

조금 덜 가지고 내려놓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푸르던 잎 낙엽 되어 바람결에 사라지듯 모든 것이 떠나기에 바쁜 늦가을에는 쓸쓸함이 깊어지지 않도록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사람이 되어 보자. 마지막 순간까지 온 몸을 활활 태워 아름다움의 절정을 보여주고 귀천 하는 가을의 나무처럼 우리도 욕심을 내려 놓고 있는 그대로 의미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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