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21년 신축년에는 다시 활짝
[칼럼] 2021년 신축년에는 다시 활짝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1.01.0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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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남 발행인
이두남 발행인

 

낯설고 힘들었던 2020년이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불현듯 새해가 밝았습니다. 아니 새해가 움츠렸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꽃이 피는 것도 계절을 구분하는 것도 바람의 탓이라 여겨지는 날카로운 계절입니다.

언 몸을 호호 불어가며 새해 첫 날의 해돋이에 간절함을 실어보던 날도, 한 해를 마무리 하며 33번 울리던 재야의 종소리도 비대면 저편으로 퍼져가 이상한 세상에 정박한 느낌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 해로 기억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절차탁마’에 내포된 뜻처럼 한 소쿠리에 담긴 감자가 개울물에서 서로 부대끼며 흙이 씻겨나가고 껍질이 벗겨져 빛이 나듯 우리도 함께 정을 나누고 어우러졌을 때 가장 좋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만 작년 한해는 그렇지 못한 채 마무리 되어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새 달력을 걸고 새로운 결의 몇 줄을 적어봅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신년의 일출에도 기댈 수 없는 소망을 꾹꾹 눌러 담습니다. 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 하나 예전처럼 마음 편하게 할 수 없는 세상에 놓인 지금이 그저 원망스러울 따름입니다.

마음에, 또 머리에 오래 머물면 가까이 보이고 또 이루어지리라 최면을 걸어봅니다. 겨울나무로부터 봄의 꽃이 피듯 겨울 나무의 의지와 고난 극복의 열정 없이는 희망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래도 다시 신년의 꿈을 꿉니다.

문득 그리스 신화가 생각납니다. ‘판도라 상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판도라는 호기심이 발동한 제우스가 어느 날 열어서는 안 된다고 했던 상자를 열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상자 안에 있던 죽음과 질병, 질투와 증오 등 수많은 해악이 한꺼번에 튀어나와 세상에 퍼졌습니다. 그때부터 인간은 여러가지 재앙과 부딪히며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그 상자 안에는 ‘희망’ 하나만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이 ‘희망’의 힘으로 절망속에서도 꿋꿋이 견뎌내며 고통스러운 난국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희망은 모든 고난을 뚫고 미래를 향해 가는 힘이고 빛입니다. 현실이 어둠 속에 있을 때 희망은 더 빛을 내듯 절망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는 새로운 전환을 이루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마스크로 가려진 혼란을 잠재울 수 있도록 내면을 강하게 다스려야 합니다. 멀어진 마음과 몸을 다잡고 사람과의 거리로 불안정해진 정신과 의욕 상실을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잃어버린 온정을 되찾고 꽁꽁 얼어붙은 마음의 냉기를 녹여 서로에게 치유가 되는 거리에 서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단절되었던 마음의 거리를 다시 이어 ‘우리’라는 결속된 단어를 먼저 생각하는 새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서민들의 한숨과 아우성이 끝나지 않은 채 시작하는 새해지만 다시 양광의 설렘 가득한 한 해로 출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에 ‘공명지조’에 이어 지난 해 ‘아시타비’가 선정되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소요스러운 세상을 견뎌내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민생을 챙기기에도 부족한 시기에 남의 탓만 하고 있는 모양에 씁쓸함을 금지 못합니다. 올해가 저물 즈음에는 새해 일출처럼 밝고 희망찬 글귀가 선정될 수 있도록 서로 화합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익숙했던 일상을 마주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낯선 것도 반복되면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 마스크의 공포가 당연한 것이 되어 버린 지금 우리 국민의 자랑스러운 근성이 되살아나 K방역의 위대한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새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기적은 가능한 일을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했습니다. 당연한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며 우리 모두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활짝 웃을 수 있는 신축년 새해가 되기를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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