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울고 간다
누가 울고 간다
  • 이시향
  • 승인 2021.01.27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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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낼 수 없는

 

-문태준, 『가재미』(문학과지성사, 2006)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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