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어떻게 보내셨어요
코로나 1년, 어떻게 보내셨어요
  • 정두은
  • 승인 2021.02.1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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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은 국장
정두은 국장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하다. 모두의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그래선지 ‘집콕 생활’이 일상화한 요즘 중·장년 사이에 주문처럼 되뇌이는 한 문장. ‘이 또한 지나가리라’이다. 3천년 전 다윗 왕이 자신을 위해 반지에 새겼던 한 줄이다.

상상이나 해봤을까. 이 글이 오래동안 살아 남아 코로나 시대 절망과 고통의 시간을 버텨내게 하는 마법의 주문 같은 역할을 하리란 걸 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막연한 기대감마저 코로나 장기화로 한계에 봉착한 느낌이다.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가진다. 오는 26일부터 국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는 탓이다.

22일이면 울산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년을 맞는다. 청년들은 취업난과 싸우고, 자영업자들은 영업난과 싸우고, 기업들은 실적과 싸우고, 일하는 사람들은 고용불안과 싸우는 것으로 코로나 1년을 맞고 있는 듯하다.

울산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국내에서 코로나 1호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한 달여 만인 지난 해 2월 22일이다.

첫 확진자가 대구를 펜데믹 공포 도가니로 몰아 넣은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구 120만 명인 울산 지역사회는 들썩였고, 감염병 공포는 삽시간에 퍼졌다. 시민들은 가족이 쓸 마스크 몇 장을 구하려고 약국과 대형마트 앞에 장사진을 치는 일이 일상이 되기도 했다.

세 번에 걸친 대유행. 그동안 계절은 네 번이나 바뀌고 다시 겨울이 돌아왔다. 그럼에도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대혼란 속에 코로나 사태는 4차 대유행을 예고하듯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사이 울산에서는 대형 사업장 발·장구 발·교회시설 발 등 집단·연쇄감염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진 터. 특히 지난 해 12월 초 코호트 격리조치된 고령자들이 입원한 요양병원에서 하루 수십여 명씩 확진자가 나왔고, 병실을 구하지 못한 고령 환자들의 잇딴 사망 소식은 지역사회를 한순간 큰 충격으로 몰아간 듯하다.

연쇄감염은 19일에도 이어졌다. 부산 장례식장 발 확진자 3명이 나온 것이다. 이들 모두 자가격리 중 확진됐다. 이로써 장례식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확진자는 지난 12일 첫 확진자 이후 여드레만에 모두 26명으로 늘어났다. 울산시는 이동이 많았던 설 연휴 이후 가족모임 관련 확진이 이어지고, 기존 감염자 여진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심하는 모양새다.

울산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9일 기준으로 994명이고, 감염병을 이겨내지 못해 세상을 떠난 이도 37명에 이른다. 격리 중이거나 병마와 사투 중인 이들 또한 적지 않다.

그러나 코로나 장기전 속에 언제쯤 끝날까 싶던 절망감도 시간의 흐름 속에 무뎌가고, 희망의 빛도 이젠 보이기 시작했다. 백신예방 접종이라는 새로운 소식 얘기다.

시민들은 다시 찾아올 봄에는 지금보다는 상황이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품고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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