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원더풀
인생은 원더풀
  • 이두남
  • 승인 2021.05.0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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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남 발행인
이두남 발행인

오월의 장밋빛 바람과 순백의 아카시아 향기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산자락 마다 연록색으로 물든 활엽수가 바람의 손길 따라 이리저리 나부끼며 하얗게 부서진다. 그 아래로 진달래, 산 벚꽃이 차례대로 다녀갔고 슬픈 꽃 이별식도 있었으리라.

허리를 굽혀야만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키 작은 풀꽃들은 먼저 이별한 봄꽃들보다 더 오랫동안 시야에 머물러 있어서 고맙다.

비록 언제 피었는지 조차 모를 만큼 눈에 띄지는 않지만 낮은 곳을 지키는 겸손함과 생명의 강인함을 시사하는 모습이 더욱 경이롭게 여겨진다.

최근 장밋빛 바람보다 더 설레고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한 미나리도 그러하다. 질곡의 서사를 담고 있는 듯한 미나리도 강인한 생명력과 적응력으로 어느 곳에서나 잘 자란다. 또한 요리의 주재료로는 잘 쓰이지 않지만 부 재료로써 역할은 단연코 으뜸이다. 음식의 맛과 향을 살리는 등 오감을 자극한다.

마치 은근과 끈기를 바탕으로 한과 신명 넘치는 우리의 국민성이 공통의 정서로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미나리와 함께 우리가 윤며드는최고의 여배우가 연일 화제의 인물로 회자되고 있다. 그는 최고라는 수식어보다 우리모두 최중이 되어 동등하게 살고 싶다고 말하며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시아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64년만에 두 번째 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배우다. 오스카의 역사를 바꾼 대단한 쾌거이기도 하지만 그의 수상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전세계에서 아시아인을 향한 혐오 범죄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의 수상이라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세계는 그의 솔직함과 겸손함, 그리고 연륜에서 묻어나는 인간적인 유머에 빠져들어 아카시아 꽃 향기도 잊은 채 그의 향기에 취해 버렸다.

배우는 쉬운 연기를 하면 그것은 망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그의 끊임없는 도전이 대체 불가 배우로 자리매김 하게 했다.

그러나 우리는 눈 앞의 다양한 갈등과 고충을 극복하기보다는 쉽게 포기하거나 쉬운 길을 택하려고 우회하는 경향이 많다. 그것은 바람보다 먼저 드러눕고 마는 여린 풀잎 같은 존재로 떨어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세상을 향한 경쟁의 벽은 점점 높아지고 인간을 향한 자연의 보복은 점점 거칠어져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력과 인간성 회복은 요원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맥아더 장군이 자주 인용하는 시는 새무얼 울먼의 청춘이다. ““젊음이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을 뜻한다.”” 세월은 살결에 주름을 만들지만 열정을 잃어버리면 영혼에 주름이 진다.

비록 벽에 부딪히거나 힘든 일이 있더라도 강인한 정신과 희망이 있다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다. 얼음은 물로 만들어지지만 물보다 차갑고, 청색은 쪽이라는 풀에서 나왔지만 거듭 물을 들이면 쪽보다 색이 선명해진다.

남을 더 배려하고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로 세계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윤여정 배우가 말하는 것처럼 쉬운 길을 택한다면 최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요즘 젊은 세대들이 윤여정 베우에게 감동하는 이유는 7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청년의 기백과 열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더욱 견고하게 다스려 내면에서 흐르는 강인함으로 험난한 세상과 당당히 맞선다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도심을 뿌옇게 채색하는 미세먼지의 극성에도 미나리의 근성을 되짚어 보며 산자락에 하얗게 부서지는 나뭇잎처럼 더 자유롭고 원더풀 5월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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