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료원 설립, 이제부터 시작이다'
'울산의료원 설립, 이제부터 시작이다'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1.07.2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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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의료원 부지 북구 창평동 선정... 9월 정부에 사업계획서 제출ㆍ광주와 예타 면제 촉구
송철호 울산시장과 이용섭 광주시장(왼쪽 세번째)은 26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에서 예타 면제 촉구를 위한 ‘지방의료원 설립 공동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시민신문] 오는 2027년 개원을 목표로 한 울산의료원 설립 첫 단추가 끼워졌다. 울산시가 의료원 건립 부지를 최근 확정한 것인데, 울산의료원 설립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를 기획재정부에 촉구하기 위해 20만 서명운동에 돌입한 울산의료원 설립 범시민 추진위 활동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울산시는 울산의료원 건립 부지를 북부소방서 인근인 북구 창평동 1232의 12 일대로 결정해 지난 21일 발표했다. 시는 의료원 설립이 국가예산을 수반하는 예타 대상인 만큼 적정성과 접근성, 확장 용이성 등을 중점 검토해 후보지를 3곳으로 압축했고, 시정조정위는 현장실사 등을 거쳐 창평동 일대를 의료원 부지로 최종 확정했다. 하지만 의료원 설립 과정까지는 예타 면제라는 부지 선정보다 더 어려운 과제가 아직 남아 있다.

□ 예타 면제 최대 난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울산에 의료원 설립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설립 과정까지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예타 등 거쳐야 할 절차와 막대한 비용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울산시가 서명운동과 별도로 올해 2월 울산의료원 설립 타당성 용역에 들어간 것도 기획재정부에 예타 면제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 국비 재정지원 규모 300억 원 이상인 신규사업의 경우 대규모 사업 예산 편성을 위해 미리 예타를 실시토록 규정하고 있다. 울산의료원은 2027년 개원을 목표로 2000억 원을 들여 300∼500병상, 20여 개 진료과목, 의료인력 500∼700명 규모의 종합병원급 공공의료기관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전국의 지방의료원 35곳 중 30곳이 적자인 상황에서 경제성이나 수익성으로 평가하는 예타를 통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다 지난달 정부의 '제2차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안'에 울산의료원이 명시되지 않았고, 설계비 25억 원도 정부 부처안에 반영되지 못했다. 예타가 진행되면 수행기간만 2년가량 소요되면서 의료원 설립이 상당기간 미뤄질 수밖에 없다.

울산시는 현재 진행 중인 용역을 통해 울산의료원 규모와 건축계획, 경제성 타당성 등을 분석해 보건복지부와 기재부에 사업계획서 제출과 예타 면제를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울산과 함께 공공의료원이 없는 광주와 연대해 기재부를 설득한다는 거다. 시는 26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에서 광주시와 ‘지방의료원 설립 공동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울산은 후발 광역시라는 핸디캡 때문에 여러가지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민들의 생명권과 결부된 의료 부분은 특히 열악하다.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로 울산의료원 설립에 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귀찮을 정도로 기재부와 보건복지부를 찾아가 설득에 나서야 한다.

□ 시민 열기 키워야

울산의료원 설립 홍보 열기가 아직 달아오르지 않는 점과 일부 시민의 무관심은 시급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서명운동이 시작된 지 두 달여 남짓 됐지만 시민 참여는 의외로 저조하다. 열기도 시들하다. 울산시청 주변 도로변에는 서명운동을 촉구하는 홍보 배너 조차 찾아볼 수 없다. 당면한 울산 현안이야 한 둘이 아니지만 울산의료원 설립은 실로 화급을 다툰다. 그러나 그 시급성 만큼 분위기는 그리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서명 위주로 홛동하던 추진위가 부랴부랴 거리서명에 나서고, 대단지 아파트 게시판 등에 서명운동 포스터 등을 부착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추진위는 지난 17일 사람들이 밀집한 성남동 소방서사거리에 서명 부스를 설치하고 의료원 설립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 같은 홍보 탓인지 14일 7만936명에 불과하던 서명은 20일 10만여 명, 28일에는 14만1000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다. 서명 운동을 시작한 지 두 달여 만에 겨우 일궈낸 실적이다.

울산 국립대(UNIST) 유치나 개통 11년 된 고속철도 울산역 유치전에서 보여주듯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시민 공감대 형성은 절대적이다. 이 당시 지역사회는 하나 돼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시민들도 발빠르게 호응했다. 물론 서명운동이 오는 9월 10일까지 40여 일 남짓 남았고, 시민들이 울산의료원 설립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목표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의료원을 반드시 유치해 어떤 감염병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우리 시민을 타 시도로 보내지 않고 울산 안에서 치료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울산 시민의 의지를 정부에 강력히 표명하고 전달할 수 있도록 의료원 설립을 위한 범시민 운동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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