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은행 / 김해정
생각의 은행 / 김해정
  • 이시향
  • 승인 2021.08.0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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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은행 / 김해정

 

천둥벌거숭이 같은 생각들
암흑의 벽을 치고 진을 친다
빠져나갈 구멍을 찾으면서
무언가 먹잇감의 포효 속에서
감춰진 날카로운 이를 드러낸다

인생은 실수투성이
여름의 기억에서 점점 잊히는
비를 기억하며 감성은 젖어가고
바람도 무심히 스쳐 가고
떠도는 구름조차도 생각 없는

그냥
짙은 안개가 조금씩 연해지면서
천고마비의 가을이 휑하니
잔재가 남은 여름 바람에 
흩날리다가 제자리를 지킬 때

딱히 너에게 할 말이 없었건만
감미로운 꽃 같은 말씨들
경계의 담장을 허물고 다가오는
작고 아름다운 내 생각 은행

불지 않는 이자를 계산하며
우리가 소유 할 수 없는
시집 한 권쯤의 밀려오는 싱그러움
그 빛을 찾아 오늘도 헤매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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