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 소리를 따라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
우거진 숲속에
작은 암자가 삽니다
비쩍 마른 스님
등 굽은 공양주
누렁이 한 마리가
그 집 가족이고
처마 끝 풍경
염불하는 스피커
이끼 낀 석재 불전함이
그 집 재산입니다
대웅전 열린 어간 앞
칠월 땡볕에 늘어선
한 무리 신도들
흔들리는 마음을 곧추세우며
염불 바람에 거뭇거뭇
묶은 업장을 벗겨냅니다
황금색 얼굴에
송송 맺힌 검은 땀방울
참나리꽃
저작권자 © 울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