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진 연가 / 성영희
울적한 날엔 정서진으로 가자
촤르르 내달리는 자전거 페달소리
바람소리 파도소리도
빠알갛게 물드는 정서진으로 가자
드넓은 갯벌에 얼굴을 묻는 저 태양도
지기 위해 다시 떠오른 것이다
그리운 날엔 정서진으로 가자
염천을 가르는 풍차소리
내일을 울리는 종소리도
노을 앞에 다소곳 손을 모은다
하늘을 당겨 바다에 넣고
힘차게 비상하는 저 갈매기들도
돌아오기 위해 다시 날아가는 것이다
정서진에 가면
서쪽을 뒤척여 동쪽을 일으키는
노을의 배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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