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서사 / 김기철
청춘의 서사 / 김기철
  • 이시향
  • 승인 2021.09.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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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서사 / 김기철


지금은 메마른 강
갈숲에 꽁꽁 묻어둔 청춘의 조각들이
아득한 길을 더듬어 내게로 오면
지금을 잊은 어제에 있었다

이른 봄날
스치듯 지나간 실바람 같은 사랑
다들 자랑삼아 하는 풋사랑 한 토막
나도 이따금 한 소절 부르며
그리 살았다

어쩌다 옛 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그 사람
어깨의 반이 젖어도 행복했던
그 강가에서
잎새진 곁가지 흔들며
한세월 그리 살았다

소낙비 햇살에 흩날리는
몽환에 황홀했던
풋풋한 청춘의 초상 속 사랑과 추억
괜시리 가슴 뛰던 날의 아리아리한 연가

끝내 못다 부른 한 소절
흐릿한 청춘의 서사
지워도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심전에 아로새긴 문신의 잔흔 같은
아린 별 하나
가슴 숨겨 그제같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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