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정국 앞두고 '울산공항'쟁점으로 급부상
선거정국 앞두고 '울산공항'쟁점으로 급부상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1.09.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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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공론화 추진에 정가 민감 반응
국민의힘 박성민 시당위원장 등은 지난 15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공항 존폐를 위한 공론화는 울산의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울산시민신문] 대선정국을 맞아 울산의 민감한 사안이 정치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갈등 요소가 잠재된 울산공항 문제가 대표적 사례다. 송철호 울산시장의 울산공항 공론화 언급에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공개토론회를 제안하면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의견도 분분하면서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의 주요 쟁점 이슈로 부상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울산공항 문제는 송철호 시장이 이달 9일 울산 교통혁신 미래비전 브리핑을 하면서 갑작스레 꺼집어 낸 말이다. 송 시장은 “울산공항은 광역 교통수단으로서 울산 발전에 기여했지만, 불가능한 확장성과 지속적 경영적자를 고려할 때 미래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 통합 신공항이 2028년, 가덕도 신공항이 2029년에 각각 개항하면 울산은 30분∼1시간 거리에 2개 국제공항을 두게 된다”며 대안을 내놨다.

울산시는 송 시장의 발언 이후 공론화를 추진 중이고, 지역사회는 공항 문제를 놓고 즉각 찬반 양론으로 갈라졌다. 대체로 중구와 북구 주민은 찬성 여론이 강하고, 남구 동구 등 지자체 주민들과 산업계에서는 반대 입장이다. 공항 폐쇄는 산업도시 울산의 위상과 미래 경쟁력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게 반대 측의 주장이다.

반면 고도제한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 공항 일대의 각종 규제로 인한 도시발전 저해, 적자 경영으로 인한 시 재정 부담 등은 찬성 측의 논거다. 울산공항 고도 제한 완화를 추진 중인 중구는 “울산에서 가덕도 신공항으로 편리하게 갈 수 있는 광역교통망이 건설되면 울산공항 이전이나 폐쇄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냈다. 중구와 북구 일부는 고도 제한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 민원이 많다.

사실 울산공항은 활주로가 짧고 좁다. 기상 악화 시 위험성이 아주 높은 공항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한 고속철도 운행 이후 만성 적자 경영으로 시 재정지원 부담도 상당하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울산공항 적자 규모는 2017년 116억1200만 원, 2018년 118억6200만 원, 2019년 124억5400만 원 등 연간 100억 대 적자 행진을 잇고 있다. 공항을 둘러싼 도심의 고도제한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소음 문제도 여전히 골칫거리다.

이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공항은 도심지에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고, 편의성과 연결성이 뛰어나다. 공항이 지니는 상징성도 커다. 산업수도 울산은 항만과 항공을 갖춘 도시로 그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도시 치고 공항을 갖추지 않은 도시는 없다. 타 도시에서는 수조 원을 들여 건설하려는 시민들의 값진 자산이다.

정치권은 울산시가 울산공항 문제를 공론화 영역으로 끌고 들어가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각에선 울산시장 재선 출마를 밝힌 송 시장의 '정치적 노림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공항 문제는 도시 미래를 위해 지금이라도 짚어봐야 한다는 지지 의견도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선거용 카드이자 승부수로 보는 분석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대선과 지선을 앞둔 시점에서 수면 위로 부상한 만큼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 간에 정치 쟁점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소모적인 논쟁을 종식시키고 생산적인 공론화가 되기 위해 시당위원장과 울산시장이 공개토론회를 가질 것”을 촉구했다. 앞서 시당은 울산공항을 산업수도 위상에 맞는 국제공항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 시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동영 전 울산시의원과 울산을 사랑하는 청년들도 23일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공항은 산업도시 울산의 미래로, 공항 폐항은 동북아 에너지 물류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이 국제도시로 가는 관문을 스스로 없애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공론화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측은 최근 시민들에게 울산 항공교통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울산공황의 미래에 대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공론화를 추진하는 것이며, 한편으로는 전문적 대안 제시를 위해 항공전문기관을 통한 학술 기술적 연구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공항 문제는 울산시장 출마예상자는 물론이고 울산지역 정치인들의 의견도 제각각이어서 계획대로 공론화가 순조롭게 추진될지, 정치 이슈화로 부상할지는 지역사회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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