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멀리 차기 / 서형오
점심을 먹고
운동장 트랙에서
신발 멀리 차기 놀이를 한다
발등에 신발을 걸고
힘껏 발을 내뻗자
포물선을 그리며
운동화가 날아간다
날아간 거리로
등수를 매기는데
마지막에 찬 내가
1등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신발 한 짝을 주우러
깨금발로 뛰어가면서
생각한다
아빠의 마음도
별거 중인 엄마한테
깨금발로 뛰어갔으면 좋겠다
잠시 높은 데 먼 데에 갔다가
땅으로 내려온 신발을
찾으러 가듯이
엄마를 만나러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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