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壬寅의 詩 / 김태운]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백두산 호랑이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온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두루두루 살피며 설악산 울산바위를 밟으며 지리산 노고단을 머뭇거리다 전생의 터무니 같은 바다 건너 한라산 백록담을 향하고 있다
족족 지랄 염병의 막무가내 잡귀 같은 코로나의 행패를 샅샅이 훑으며
마침내 하늘가에 올라 은하수를 우러러 맹세코
그들을 몽땅 잡아먹을 양 호시탐탐 노리며
저기 저 구름 속에서 포효하고 있다는데
보이는가?
*몸은 얼숭덜숭, 꼬리는 잔뜩, 천 발이 넘고, 누에머리 흔들며...
쇠스랑 같은 발톱으로 먼지들을 촤르르르르 흩치며...
워리렁 워리렁...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검은 호랑이
한라산으로 내려온다
-------------------------------
* ‘범 내려온다’의 노랫말 일부 차용
저작권자 © 울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