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항 용역, 선거정국 맞아 '뜨거운 감자'
울산공항 용역, 선거정국 맞아 '뜨거운 감자'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2.01.1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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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능성 열어 놓은 발주에도 송 시장 발언 여파 곱지 않은 시선... 야권서 날 세워
울산공항 전경

[울산시민신문] 선거정국을 맞아 울산의 민간한 사안인 울산공항 문제가 울산시 용역 추진으로 재점화하는 형국이다.

19일 시는 울산공항의 미래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항 활용 전문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적 대안 제시를 위해 항공전문기관을 통한 학술·기술적 연구를 병행하겠다는 거다. 3억5000만 원이 투입되는 용역은 울산공항 현황 분석, 미래 비전 연구 등이 골자다.

시는 이달 중 추진계획 수립과 계약심사 의뢰를 시작으로 2월 입찰 공고, 3월 용역 착수, 8월 중간보고회, 12월 용역 완료 등 일정을 예정한 상태다.

시 측은 "용역 방향이 잡힌 것은 없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공항 발전방안 마련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용역 추진은 지난해 9월 송철호 시장이 “지속적 경영적자를 고려할 때 미래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공항 문제를 꺼집어 낸 게 도화선이 됐다.

공항 존폐는 지역사회가 찬반 양론으로 갈라질 만큼 갈등 요인이 잠재한 민감한 사안이다. 대체로 중구와 북구 주민은 찬성(폐쇄) 여론이 강하고, 남구와 동구 등 지자체 주민들과 산업계에서는 반대 입장이다. 공항 폐쇄는 산업도시 울산의 위상과 미래 경쟁력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게 반대 측 주장이다.

사실 울산공항은 활주로가 짧고 좁다. 기상 악화 시 위험성이 아주 높은 공항으로 분류되고 있다. 고속철도 운행 이후 만성 적자 경영으로 시 재정지원 부담도 상당하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울산공항 적자 규모는 2017년 116억1200만 원, 2018년 118억6200만 원, 2019년 124억5400만 원 등 연간 100억 대 적자 행진을 잇고 있다. 공항을 둘러싼 도심의 고도제한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소음 문제도 여전히 골칫거리다.

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용역을 곱게 보지 않는 시선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송 시장의 이슈 제기와 후속 용역 추진 등 일련의 과정을 '멀쩡한 공항을 폐항하려는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송 시장이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여서, 공항 존폐 이슈는 정치권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 간에 정치 쟁점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야당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공항 폐항 논의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공항 존폐 공론화 필요성을 언급한 송 시장을 상대로 공개토론을 제안했고, 울산을 방문한 이준석 대표도 "다른 지역 접근성을 위해서라도 공항이 대안으로 존재할 필요가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 고호근 울산시의원은 "고도 제한으로 피해를 보는 주민의 표를 의식한 것인지 갑작스럽게 공항 폐항 정책을 돌발적으로 꺼낸 이유를 모르겠다"라면서 "기왕 용역을 진행한다면 폐항은 절대 안 될 말이고, 확장이나 이전 쪽으로 방향을 잡고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김종섭 시의원도 "시가 내부적으로 정해놓은 방향대로 용역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공항 문제는 도시 미래를 위해 지금이라도 짚어봐야 한다는 지지 의견도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 지적하듯 시장 선거에 대비한 선거용 카드이자 승부수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선거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용역이 순조롭게 추진될지, 정치 이슈화로 급부상할지는 지역사회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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