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폭풍 속에도 봄은 오고 있다
오미크론 폭풍 속에도 봄은 오고 있다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2.02.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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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은 편집국장
정두은 편집국장

어제는 울산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꼭 2년이 된다. 이름도 생소한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처음 보고된 이래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2020년 2월 22일 울산도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당시 인접한 대구에서는 신천지발 확진자가 폭증하던 시기였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다. 하지만 코로나19와의 사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3일 10시 기준으로 울산 누적 확진자는 3만5075명이 됐다. 이 중 78명은 목숨을 잃었다. 첫 확진자가 나왔을 때, 3만 명 이상 감염될지 아무도 몰랐다. 그런데도 코로나19 터널의 끝에 도달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이 넘어가도록 엄중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오미크론이 대유행하면서 신규 확진자 증가 속도와 규모는 놀랍다. 지난해 12월 25일 울산에 오미크론 확진자가 처음 공식 보고될 당시만 해도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6629명이었다. 그런데 불과 두 달여 사이 그 수는 무려 5배를 훌쩍 넘어섰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확진자 증가세는 가속도가 붙었다. 어제  하루 확진자는 3449명으로 폭증했다. 지난 15일 이후 일주일 간 1000명대를 유지하던 확진자수가 처음으로 3000명대에 진입한 것이다. 울산시는 이달 말에서 3월 첫 주 하루 4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확산세는 흡사 좀비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현재 넷플릭스 세계 상위권을 기록 중인 ‘지금 우리 학교는’이라는 시리즈를 보면 학생 1명의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결국 학교는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다.

국내 신규 확진자 4명 중 1명은 18세 이하이므로 이런 전망치로 보면 최근 교육부의 새 방역지침은 새 학기를 맞은 일선 학교 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게 한다는 비난이 거세다. 지역사회 전체의 방역체계가 중증·사망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전환한 가운데 학교를 최대한 열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실효성 논란과 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정부도 제대로 못하는 방역체계를 학교 자체적으로 하라는 게 가능한가’, ‘혹시라도 학생들 안전에 문제라도 생기면 그 책임은 모두 학교에 있는가’ 등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오미크론의 빠른 전파력을 고려하면 등교 유형을 정하는 기준으로 제시된 '재학생 신규 확진 3%' 또는 '확진·격리에 따른 등교중지 15%' 라는 교육부 가이드라인을 넘는 학교 또는 학급은 새 학기를 맞아 속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서고, 유행 정점으로 예상되는 시기인 다음달 2일 학생들이 등교하는 학교가 정상 운영될 수 있을지 우려는 커져만 가는 상황이다. 학교 확진자가 폭증해 학교가 제대로 개학하지 못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면 어린이·청소년들의 학습·정서 발달에 결손이 커질 뿐 아니라 돌봄에 공백이 생기면서 각 가정의 혼란은 클 것이다.

울산시교육청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불구하고 새 학기 대면 수업 유지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이유인 듯하다. 노옥희 교육감은 어제 새 학기 학사 운영 방안 기자회견을 열어 “꼼꼼한 방역 체계를 갖춰 등교 수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학교 전체 원격 수업 전환에는 신중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년 사이에 지역사회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마스크는 외출하려면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필수품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규제로 개인은 식당과 카페 등지에서 만남과 소통에 큰 제약을 받았다. 대면모임이 줄면서 가족을 제외한 타인과의 관계가 멀어지게 됐다.

해외 여행길은 막혔다. 학교 수업은 원격으로 진행됐다.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축제는 취소됐다.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사적 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인해 큰 손실을 겪었다. 이 와중에 의료진은 코로나와 최전선에서 싸우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역학조사관 등 2년 간의 격무에 지친 의료진과 보건인력 한분 한분에게 한없는 감사를 보낸다.

코로나는 그간 지역사회에 시련과 고통을 안겨줬지만 분명한 것은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점이다. 새 봄이 오고 있다. 이번 봄엔 코로나 공포에서 해방돼 일상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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