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중하듯 그대도 소중하다.
내가 소중하듯 그대도 소중하다.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2.03.0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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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남 발행인
이두남 발행인

홍매가 피어나면 봄인 줄 알았다.

 불의 손길은 코로나 19 펜데믹 상황에서 러시아의 무력 침공으로 평화를 갈구하는 지구인의 희망을 여지없이 짓밟았다.

 잠에서 깨어나기도 전 미몽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국민은 악몽을 꾸고 있는 것일까?

 코로나 19의 포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설상가상으로 미사일 공격에 영토를 버리고 피난으로 얼룩졌다. 인간의 잔혹성은 권력의 집착과 오만에서 나온다고 한다면 그들은 아마도 악마임에 틀림이 없다.

 전쟁의 얼굴은 상대를 적으로 간주하기에 결코 사람의 얼굴을 하지 않고 숨겨둔 발톱을 드러내 상대를 잔인하게 공격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공기처럼 여겼던 평화가 산산이 조각나고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들까지도 전쟁의 공포에 휩싸이게 했다.

 아무리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만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자국의 명분에 거슬린다고 하여 약소국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무고한 생명을 빼앗으며 그들의 자유를 유린시킨다면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이를 배척하고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다. 또한, 무력 침공은 유엔 헌장 원칙에도 어긋나며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 성화가 꺼진 지 불과 며칠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그때의 감동과 세계인의 화합이 홍매처럼 붉고 아프게 오버랩 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면서 스포츠계에서도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반전시위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축구 국가대표 루슬란 말리노프스키는 유로파리그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감독에게 꼭 자신을 출전시켜 줄 것을 토로했다. 이 경기에 비장한 각오로 출전한 그는 후반전에 골을 터트린 뒤 유니폼 상의를 들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은 안 된다.”는 메시지가 적힌 티셔츠를 공개했다. 그 후 멀티 골을 넣은 후 두 손을 모아 전쟁이 멈추기를 바란다는 간절함을 담은 포즈를 취해 전 세계인에게 울림을 주었다.
 
 과거 외세의 침입을 수없이 받았고 현재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휴전상태인 한반도는 러시아의 침공을 목도 하며 더욱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주가는 크게 요동치고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국제외교와 안보가 튼튼해야 경제는 물론 미래세대에 더 큰 희망을 안겨줄 수 있다.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후보자들의 공약이나 국가관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국가의 안위를 우선으로 하는 정치가가 더욱 절실하다.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정치는 정치인들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국가를 위한 정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라를 지키는 일에 이념이나 사상이 서로 나누어지는 폐단은 결코 없어야 한다.

 우크라이나의 불행을 지켜보며 이타주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봄날을 꿈꾸어 본다. 누구나 자신의 생명이 더없이 소중하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타인의 생명을 존중하는 자세야말로 가장 값진 인류의 보석이다. 타인이 있어야 내가 있고 나 또한 타인에 의해 성장을 거듭하는 것이다.

 그래서 남을 이롭게 하면 내가 더 큰 축복을 받는다는 사상은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불변의 진리이다. 

내가 중요하듯 남도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리가 더 크게 요동치는 요즘이다. 생명이란 결코 혼자 완성되지 않고 서로 무관하듯 하지만 결과적으로 절대 무관하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동계 올림픽에서 과거 이상화 선수와 경쟁 상대였던 고다이라 선수가 의외의 부진한 성적을 내자 해설을 하던 이상화는 국경을 뛰어넘는 눈물 어린 격려를 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선수가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은 세계인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 있는 두 나라 간의 암울한 분위기를 봄날 매화꽃이 피어나듯 평온한 분위기를 연출해 지켜보는 사람들의 콧등을 시큰거리게 했다.

 내가 소중하듯 그대도 소중하다. 나의 나라가 존엄하듯 남의 나라도 존엄해야 한다.

 나를 바꾸는 힘, 세상을 바꾸는 힘은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할 때 발휘된다.

 매일 매일 엄습하는 두려움과 공포가 우크라이나 국민을 불안하게 하겠지만 평화를 갈구하며 결사 항전 의지를 불태우는 그들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고 또 그렇게 되고 말 것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고립무원(孤立無援)이 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평온한 봄이 오길 바라며 그대들의 꿈을 모조리 깨뜨려놓고 뿌리를 흔들어 대는 침략자를 국제사회는 규탄한다. 그리고 나라를 수호하려는 그대들의 결사 항전 의지를 우리 모두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봄바람에 실어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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