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울산 시민 1.24% 감염돼
하루 새 울산 시민 1.24% 감염돼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2.03.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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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은 편집국장
정두은 편집국장

오미크론 변이의 폭발적인 확산세를 타고 어제 울산은 처음으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울산시는 신규 확진자가 1만3921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오미크론 폭증에 울산 인구(112만1592명, 지난해 12월 기준)의 1.24%가 감염된 것이다.

들불 번지듯 기승을 부리는 오미크론 기세에 위·중증 환자 지표의 악화일로(惡化一路)는 실로 걱정스럽다. 위·중증 병상 가동률은 매일 꾸준히 올라가고 있어 의료시스템 부하가 커지고 있다. 중증 병상 가동률은 15일 71.4%→16일 80.0%로 8.6%p 올랐다. 이달 초 대비해선 중증 병상은 25.7%p 치솟았다. 그나마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는 준중증 병상이 15일 74.4%→16일 61.5%로 12.9%p 내려 다소 여유를 찾았지만 치솟는 확산세에 상황이 나빠질 소지는 여전하다.

사망자는 연일 늘고 있다. 15일 5명, 16일 6명이 사망하는 등 최근 석 달여 사이 46명이 목숨을 잃어 울산의 누적 사망자는 145명이 됐다.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올들어 40·50대인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도 희생자가 나왔다.

확진자 폭증에 재택 치료 중인 환자는 3만8000여 명으로 늘었다. 증상이 악화하면 신속하게 입원해야 하는데 위급 시 병상을 구하기도 쉽지 않는 상황이다. 위·중증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이 올 수도 있을 터다.

여기에 오늘부터 50대 확진자 중 기저질환자도 방역당국의 건강 모니터링을 받지 못하고 재택치료로 전환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60대 이상과 더불어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돼 병원에서 하루 2회 정기적으로 비대면 건강 모니터링을 받았다. 하지만 앞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스스로 진료를 신청해야 한다.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지금의 상황은 방역의 중대 위기임이 분명하다. 더구나 오미크론은 아직 안정기에 들어가지 않아 바이러스가 향후 어떤 식으로 변화를 일으킬지 알 수 없다.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30% 더 빠른 것으로 알려진 '스텔스 오미크론'의 국내 검출률은 26%대로 증가했고,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의 유전자가 합쳐진 ‘델타크론’ 변이가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발견되는 상황이다.

코로나 기세가 이처럼 맹렬한데도 우리 사회 전반의 경각심은 오히려 예전 같지 않다. 유행을 주도하는 오미크론 변이의 독성이 그리 강하지 않아 감염되더라도 며칠 푹 쉬면 괜찮을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이 주된 이유이다.

이런 분위기 조성에는 방역 당국도 한몫했다. 정부는 최근 방역 패스를 중단하고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등 예방보다 치료에 방점을 둔 방역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가공할 전파력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을 막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방역 관계자들부터 '오미크론은 독감 수준'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면 긴장감은 풀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오는 21일부터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은 사실상 해제에 준한 수준으로 대폭 완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일 앞으로 본격적으로 거리두기를 풀겠다고 밝힌 만큼 방역조치 완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에도 불구하고 치명률은 오히려 떨어지면서 백신 접종자의 경우 사실상 계절독감 수준으로 떨어졌고, 자영업자들의 호소 등을 감안할 때 '사적모임 6인·오후 11시 영업'으로 더 이상 묶어두긴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효과가 떨어진다 해도 위급한 중환자에 대한 대비책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앞으로 한 달은 일상 회복을 위한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다. 방역당국이 내다보는 감염 정점 시기는 다음주쯤. 정점 이후 2~3주 뒤 위·중증 환자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기나긴 터널의 최종 구간을 안전하게 빠져나오기 위해 다시 한번 긴장의 끈을 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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