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작해 - 02>
일주일에 한 번 한 장의 사진을 올리고 댓글로 다섯 줄 이하의 시를 쓰는 코너입니다.
코너명은
<詩작해> 이렇게 하는 이유는
1) 나도 시를 쓸 수 있을까 망설이는 분들께 지금 시작하라는 의미
2)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부여
3) 한 장 사진에서 여러 시선과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
4) 자신의 사진이 아니고 여러분이 써서 디카시는 아니지만, 포토시로써 디카시를 써나가는 역량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미지는 회동 수원지 녹조현상입니다]

[오, 저런 / 최운형]
연두색 페인트를
내 머리 위에 쏟아붓다니
아, 숨 막혀
[푸른 점묘화 / 손설강]
한 점 한 점
햇빛이 찍어 놓은 걸작
나를 보고 윙크하는
[잘못된 만남 / 돌담]
작열하던 태양 아래
초록 옷 입고 유혹하던 당신
가까이 다가서자
벗겨져 버린 콩깍지
[변하지 마 / 김승여]
두 눈 뜨고 너만 바라보고 있는 것 보이니
변하지 않는다고 꼭 다문 입
보이니
초록 옷 입는 날 변한 줄 알 거야
[오염 / 송재옥]
깨벗고 놀던 동창생 녀석
반가워서 와락 안았는데
순수하던 바탕 지워진 지 오래인 듯
무슨 판매왕이라며 시절의 땟국으로 이죽이죽
이 초록이 그 초록이 아니구나
[녹조라떼 / 최유미]
작열하는 태양이 물 위에 그림을 그린다.
비구름도 오지 못해 대지가 울부짖는다.
'너무 덥고 목말라요. 제발 비 좀 주세요.'
[녹조/최교현]
갈증 심한 회동호수
녹조가 번져가고
입추가 지나간 자리에
기를 살리는 선선한 비는
언제나 찾아오려는지
[라떼 라떼 녹차라떼 / 이종란 ]
숨 막혀
물 밑은 너무 깜깜해
된 여울 속에
나를 흐르게 하고파
당신은 아름답지만 속을 볼 수 없네요
내부의 아픔을 위장한 거죠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면 빛이 들어갈 수 없어요
숨을 쉬고 마음을 열어요
눈으로 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