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 김태운]
메마른 곡우의 기슭에 웅크린 허기가 시도 때도 없이 춘곤에 사로잡힌다
때마침 뿌연 이팝나무가 야화野花의 향기를 소환한다
머잖아 비칠 밤꽃의 정기를 한껏 품고
밤에 피는 꽃, 분꽃이나 달맞이꽃도 꽤 좋지만
늙어가는 마당에 그런 야화夜花가 아닌
야한 야화夜話로 피우는
꽃들의 향기를
오늘은 제법 축축한 날
때아닌 몽정의 싹이 움틀 것 같은 지금은
아마도 천국의 25시 즈음
아기 고사리를 찾아 기웃거리던
허름한 바짓가랑이 사이
축 늘어진 발기의 표정으로
차마 갈기지 못하는 근성으로
노루오줌 찔끔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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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입니다!
표현 공감하며 좋은 글 여기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