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향의 강' 여천천, 악취ㆍ깔따구떼와 전쟁 중
울산 '고향의 강' 여천천, 악취ㆍ깔따구떼와 전쟁 중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2.04.24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공원 길목 굴다리 밑 하천 바닥서 악취 ‘스멀스멀’
하천변 아파트 주민들, 깔따구떼에 생활 불편 호소
송철호 시장 “수질개선 위해 하수처리장 건설·유지수 추가 공급”
송철호 시장이 지난달 16일 남구 돋질산에서 ‘여천천·태화강역 친환경 생태공원 조성안’을 발표하면서 여천수 유지수 공급을 위해 1만3000t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송철호 시장이 지난달 16일 남구 돋질산에서 ‘여천천·태화강역 친환경 생태공원 조성안’을 발표하면서 여천수 유지수 공급을 위해 1만3000t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울산시민신문]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울산 도심 한복판에 악취와 깔따구떼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여천천 얘기다. 1970년대 산업화, 도시화 영향으로 오염된 이 하천은 국·시비 등 230억 원을 들여 지난 2015년 8월 생태하천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지만 여천천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는데도 악취와 깔따구, 뻘층, 유지수 부족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과 많은 예산이 투입됐지만 이렇다 할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천천은 남구 신정동에서 발원해 도심지인 울산대공원과 공단지역을 거쳐 울산항에 유입되는 연장 6.27㎞의 도심 하천이다.

그런데 이 여천천이 기온이 높아지자 악취와 깔따구떼의 서식지가 됐다. 깔따구는 지역의 환경조건이나 오염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동물의 하나다.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6ppm 이상 되는 4급수, 즉 오염된 곳에서 서식하는 생물이다.

하천변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 주민들은 깔따구떼를 퇴치하느라 창문을 열지 못하는 등 불편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이른 아침 대공원을 산책하러 나온 주민들은 길목인 굴다리 밑 하천변에서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듯하는 악취로 곤욕을 치러고 있다.

그동안 관할 지자체인 남구가 여천천 수질 개선과 깔따구 퇴치에 손을 놓은 건 아니다. 해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준설작업과 수시로 방역을 하고 있다. 하천 유로 폭을 조정하고 수생식물도 식재했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다.

지난 13일 시의회 임시회에서 ‘여천천 친수환경 조성 및 민원에 대한 대책’을 서면질문한 손종학 시의원은 “도심지 오염 하천의 상징이었던 여천천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다시 봄이 찾아오고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심신을 달래기 위해 여천천을 찾고 있다. 울산시가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다.

송철호 시장은 서면 답변에서 "여천천에 적정한 하수 유지수량 확보를 통해 악취와 수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송 시장은 지난달 16일 여천천 친환경 생태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사업비 1534억 원을 투입해 여천천으로 유입되는 생활 폐수를 처리하는 여천하수처리장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또 50억 원을 들여 고도처리된 방류수 1만3000t을 여천천 유지수로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아직 계획일 뿐, 실현된 사업은 아니다. 사업기간은 내년 이후라 당장 시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남구가 지난 2019년부터 70억 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여천천 지방하천 정비사업(하도준설 5.5㎞)이 내달 준공하면 악취와 깔따구 발생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