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점이 혼자 / 이오자
온점이 혼자 / 이오자
  • 이시향 시민기자
  • 승인 2022.04.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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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 時 한편》

 

 

 

 

 

 

 

 

 

 

 

 

 

 

 

 

 

 

 

온점이 혼자 / 이오자


원고지 칸칸은
글자들의 작은 집

자음 모음 한집에
복작이는 걸 보면

혼자 있는 온점이
좋을 것도 같은데

귀퉁이에 덩그러니
옹크리고 있네

★★★

 귀퉁이에 덩그러니 웅크리고 있는 온점 이야기를 해봅니다. 좋을까요? 나쁠까요? 온점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온점은 혼자여야 합니다. 온점이 혼자와야 아무리 긴 문장이라도 끝이 나니까요. 또 온점은 그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온점은 서술 명령 청유 등을 나타내는 문장 끝에 씁니다. 가로쓰기에 사용되는 마침표에 하나로 문장부호 이름입니다. 문장부호란 문장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문장을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쓰는 기호입니다. 문장부호는 쓰임에 따라 문장의 의미가 크게 달라집니다. 어떤 문장부호들이 있을까 열거하자면 이 지면을 모두 사용해도 부족합니다. 그 많은 문장부호가 제각각 의미가 달라서 어느 문장부호 하나라도 필요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비록 문장부호라지만 책임과 역할을 다했을 때 그 문장은 빛나고 아름답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자리에 있든 맡은 바 책임과 역할을 다했을 때 그 자리가 빛납니다. 자신을 빛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누가 빛난다고 말해주지 않아도 스스로가 빛나는 문장부호가 되어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됩니다.

[박해경/시인,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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