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詩 한편》
그 소리 나올까? / 최영재
등 굽은 오이고추에 구멍 내고 불면
오카리나 소리 나올까?
반 자른 초록 대파에 구멍 내고 불면
리코더 소리 나올까?
위아래 조금 자른 우엉에 구멍 내고 불면
피콜로 소리 나올까?
***
내가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남의 말, 남의 시선, 남을 신경 쓰느라 나를 잘 알지 못한 시간이 오히려 나를 발전시켜주지 못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난 시간 나를 제대로 알고 인정하고 받아들였다면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을텐데요. 남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남을 위한 삶을 살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나를 인정할 때 비로소 나를 알게 되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오이고추, 초록 대파, 우엉 자신들을 인정할 때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을 내가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최고의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바른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박해경 시인,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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