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흔적 / 김해정]
멀리 수평선 너머
바닷바람 비릿한 냄새 끼고
킁킁대며 찾아올 무렵
달려온 거리만큼
등대는 마음의 경고장을 날리듯
여름밤 해풍에게
깜박깜박 빨간 신호를 보낸다
밀려오는 너울에
모래 위 쓸쓸한 기억은
아무 일 없듯이 쓸려갈 텐데
푸른 달빛은 새하얀 치아를 드러내고
시간의 흔적 따라
그리움을 견디지 못해
또다시 멀리 떠나는
푸른 파도의 그리움
떠나는 인사조차 나누지 못하고
눈물이 글썽
이별의 경계선에
물 위의 긴 그림자만 남기는가.
저작권자 © 울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