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詩 한편》
놀라지 말라고 / 차경숙
피아노에게
"금요일에 이사 갈 거야"
책꽂이 앞에 서서
"책들아, 이사 갈 거야"
창가에 다가가
"꽃들아, 이사 갈 준비 해"
집에 있는 친구들에게
말해 주었다
***
이사를 왔다고 떡 돌리던 이웃이 그리워요. 이웃사촌이라 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이웃 사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차경숙 시인의 마음은 착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대답도 하지 못하는 피아노와 책 그리고 꽃들에 우리 이사 간다고 할 수 있나요? 이런 순수한 마음이라면 이사 간 그곳에서 이웃 주민들과 정겹게 잘 지낼 것 같아요. 그런 차경숙 시인의 마음을 닮아 보려 합니다.
[박해경:시인,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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