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에게 바란다
당선인에게 바란다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2.06.0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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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은 편집국장
정두은 편집국장

울산의 정치 지형이 국민의힘 압승으로 4년 만에 통째로 바뀌었다.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가 울산시장에 당선됐고 진보정당이 차지한 동구를 제외한 4개 기초단체장 자리도 국민의힘 후보가 꿰찼다. 광역의회마저 싹쓸이했다. 4년 전 민주당이 울산시장과 기초단체장 5곳, 광역의회를 석권한 것과 비교하면 민심의 변화가 뚜렷하다.

울산에서 일어난 권력 이동은 이 도시를 제대로 바꾸라는 시민 염원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 과정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시민들은 울산시장,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등 새롭게 선출된 지역 일꾼을 향해 기대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시민들은 당선인들에게 울산 발전을 위해 일자리, 주거,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와 혁신’의 새로운 정책을 바라고 있다. 본지 취재에서 각자 요구 사항은 조금씩 달랐지만 새로운 울산을 만들어 달라는 것은 공통된 요구였다.

남구에 거주하는 30대 주부는 “시민들과 자주 소통하는 시장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대학생 이모군은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가 됐으면 한다”면서 “결혼을 앞둔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 등을 고민해 달라”고 했다. 시청 주변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모씨는 ”소상공인들한테 큰 지원이나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70대 어르신은 “코로나19 등으로 소외된 노인 복지 문제를 챙겨 달라”고 요구했다.

노동계에서는 “산업재해에 관심을 기울여 청년, 노동자,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 노동자 보호에 힘써 달라”고 했다. 상공계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울산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한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지역 기업들이 어려운 시기에 직면해 있다”며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제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올해 울산은 산업도시 60주년을 맞고 있다. 그런데 지역경제는 내리막이고 풀어야 할 현안들은 산적해 있다. 미래 먹거리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 이 중 울산의료원 설립은 ‘0’ 순위다. 특히 산업도시 울산 위상은 갈수록 쪼그라 드는 형국이다.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은 지난 2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열어 "한때 울산은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이자, 산업수도였지만 지금은 경제가 침체되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탈울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를 제2산업수도 원년으로 삼아 새로운 60년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이 말하듯 울산이 처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울산시 브랜드 슬로건은 ‘U, THE RISING CITY'다. 울산의 영문 이니셜 ’U‘의 위로 솟은 두 기둥은 강한 힘과 상승의 모습을 나타낸다. 희망과 꿈을 담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인구 120만 명을 넘봤던 도시이지만 이제 110만 명 붕괴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초저출산율에 인구 역외유출은 심각해 도시 성장은 커녕 당장 명맥 유지마저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지난 4월 1일에는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울산 인구 절벽은 최근 통계청이 낸 17개 시·도의 ‘2020~2050년 장래인구추계’를 들여다 보면 실로 심각하다. 인구는 2020년(114만 명) 대비 2050년 25.9%인 84만 명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7개 시·도에서 감소율이 가장 높은 수치다. 2050년 생산연령인구도 2020년 대비 50.6%(-43만 명)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청년들이 더 나은 일자리와 주거·교육환경을 찾아 수도권과 인접 도시인 부산 기장, 경주 등지로 떠나고 있는 영향 탓이 크다.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자들은 울산이 처한 이 같은 현실에서 고민이 많을 테다. 울산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다양한 정책과 현실성 있는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시민들은 울산의 미래와 글로벌 도시화 전략, 피부에 와 닿는 울산 발전 청사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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