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詩 한 편>

잔소리 / 김현주
할머니를
요양원에서 만나고 오는 날
엄마는
나도 엄마 잔소리 듣고 싶다며
눈물 흘린다
★★★
김현주 시인의 동시 〈잔소리〉는 경험하지 않으면 쓸 수 없는 동시일 것 같아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거든요. 저도 그렇답니다. 몇 해전부터 우리 엄마가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가 아버지가 보살피고 있거든요. 잔소리는커녕 의사표시도 잘하지 못해 아버지가 고생이 많아요. 그렇다고 절대 요양원에도 보내지 않으시겠다네요. 한편으로는 아버지가 너무 고맙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저러다 아버지가 쓰러질까 걱정되어요. 저도 엄마 잔소리 듣고 싶어요. 잘했다 잘했구나 칭찬하던 그 모습, 그 목소리가 언제였나 까마득하지만 그래도 저는 잊을 수가 없어요. 예전에 너무 많이 들어서 귀찮아했던 "빨리 오너라 자주 오너라 보고 싶다" 그 말들을 내 귓가에 매일매일 들려줬으면 좋겠어요. "단디 해라 아프지 마라" 이런 엄마 잔소리가 김현주 시인도 듣고 싶을 거예요. 힘내라고 어깨를 토닥토닥해주고 싶어요
[박해경:시인,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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