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청 주변 소규모 초고층 주상복합 개발 ‘러시’... 스카이라인도 사라져
울산시청 주변 소규모 초고층 주상복합 개발 ‘러시’... 스카이라인도 사라져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2.06.17 12: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업탑~태화로터리 2.1㎞에 걸쳐 15곳 신청
2곳 준공·3곳 분양·10곳 건축허가 심의 중
교통체증·학습권 침해 등 부작용 우려
울산 남구 신정동 공업탑~태화로터리 2.1㎞ 구간에 걸쳐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 공업탑~태화로터리 2.1㎞ 구간에 걸쳐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시민신문] 울산 남구 신정동 공업탑~태화로터리 2.1㎞ 구간 도로변이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개발로 들썩이고 있다. 울산시청과  상권·금융권이 밀집한 이 일대는 주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비싼 탓에 소규모 면적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신청이 '러시'인데, 대형건설사도 수주전에 가세하고 있다. 하지만 고밀도의 초고층 주상복합 개발에 하늘을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라인이 사라지고 미분양·교통대란·학습권 침해 등 우려가 나온다.

17일 울산시 남구에 따르면 공업탑~태화로터리  2.1㎞ 구간에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민간사업자의 주상복합아파트 건축 신청이 잇따라 현재 15곳(2000여 세대)이 허가를 받았거나 건축 심의 중이다. 2곳은 준공검사가 떨어졌고, 3곳은 분양 중이다. 나머지 10곳은 건축 심의 중에 있다. 주상복합 면적은 3000㎡~1만 ㎡ 미만의 소규모다.

시청 주변 1만 ㎡에 지난 4월 허가받은 주상복합은 368세대에 25~35층 규모다. 오는 2025년 9월 준공 예정이다. 시청에서 500여m 떨어진 구 방송국 블록 일대에 지난해 6월 허가 받은 주상복합은 339세대에 45층 초고층 건물이다. 대형 건설사가 수주한 이 아파트 준공은 2026년 6월로 예정됐다.

주상복합 개발이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소규모 면적이지만 전망이 좋은 초고층 건립으로 사업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여기다 비교적 넓은 노후 마을을 행정적 절차를 밟아 개선하는 재개발·재건축보다 사업 기간도 짧다.

그렇지만 난립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만만치 않다.

사업자가 '노른자' 부지를 단기간에 사려다 보니 땅값을 높여 불러 일대 부동산 매매가격까지 높이고, 이렇게 지은 건물을 고가에 분양하곤 해 '매매가 인상 도미노'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과 수백여m 거리에 다닥다닥 붙은 고밀도 주상복합아파트 난립은 미분양을 부추기고 주변 일대는 교통체증과 일조권, 조망권을 둘러싼 주민 갈등과 분쟁 소지도 안겨주고 있다.

공업탑로터리 일대가 초고층 주상복합 개발로 스카이라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공업탑로터리 일대가 초고층 주상복합 개발로 스카이라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스카이라인 잠식과 교육 환경이 악화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최근 공업탑로터리 일대에는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하늘을 볼 수 있는 시야마저 좁아져 머리를 뒤로 젖혀야 볼 수 있을 만큼 스카이라인이 사라지고 있다. 민간사업자들이 고층 건축물이어야 사업성이 있다며 대부분 고층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주상복합 건물에는 학교 부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없어 단기간에 걸쳐 갑작스레 수천여 세대가 유입되면 학습권 침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공업탑에서 태화로터리 사이 초등학교는 신정초 한 곳뿐이다. 학교는 초고층의 주상복합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늘어나는 학생들로 인해 과밀학급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상복합아파트마다 학생 배치와 통학 거리 등을 둘러싸고 입주 예정자들 간에 갈등이 잇따를 것"이라며 “허가 관청과 교육청이 학생 과밀 문제에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구 측은 “학생들의 학습권 피해가 없도록 교육청과 협의해 준공시기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