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시장을 향한 기대와 바람
김두겸 시장을 향한 기대와 바람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2.07.0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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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은 편집국장
정두은 편집국장

지난 2000년 12월 퇴임을 두 달가량 앞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뉴욕시장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돈 적이 있다. 우리의 사고 방식과 정서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그런데 미국인들 대부분은 그럴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당시 한 여론조사에서 뉴욕시 주민의 44%가 클린턴의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행정경험이 많은 전직 대통령이 시정을 맡겠다는 데, 어찌 환영하지 않겠느냐는 식이다. 

개인적으로는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우리도 전직 대통령을 울산시장으로 모시고 와도 괜찮을 듯하다. 근엄하기 이를 데 없는 전직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지도 않을테지만 말이다.

울산시장이란 과연 어떤 자리일까. 사석에서 몇몇 국회의원은 노골적으로 시장 자리가 욕심난다고 말한다. 지난 6·1 지방선거에도 현역 국회의원 2명이 울산시장 출마에 도전한 바 있다. 국회의원보다는 시장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산술적으로 따지자면, 울산시장은 한해 4조 원이 넘는 시예산을 집행한다. 국회의원이 이 정도를 주무르기는 언감생심이다. 시장을 하겠다는 사람이 그런 소소한 것에 마음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인구 110만의 광역시를 대표하는 시장자리는 그만큼 매력적인 자리임에는 틀림없다.

엊그제 민선 8기 김두겸 시장의 ‘울산호’가 첫 항해를 시작했다.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을 깃발로 내건 새 항로 개척에 시민들은 기대반 우려반 시선을 보낸다. 기대하는 측은 추락하는 울산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산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비즈니스 시장이 되겠다’는 김 시장의 추진 의지를 재확인해서다.

김 시장은 코로나 여파 속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기업인들을 위한 지원 대책을 1호로 결재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기술력을 앞세워 성장하고 있는 청년 창업기업을 찾아서 위로하고 울산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을 약속했다. 

그의 첫 공식자리는 지난 5일 상공계와의 지역 현안 논의다. 취임 후 첫 자리가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라는 점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간담회에는 울산상의 이윤철 회장 등 회장단 16명이 자리했다. 그는 지역 기업의 애로를 건의하는 상의 측에 적극 검토해 다양한 기업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지역 경제단체와 자주 만나 소통하면서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기업 경영활동 지원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상의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1의 동반자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지금 시민들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경제 위기 속에 아우성이다. 그들의 솔직한 심정은 누가 시장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잘 먹고 살게 해주느냐에 쏠려 있다. 그러다 보니 갓 출범한 새 시정에 바라는 요구도 빗발친다. 6일 울산시민연대가 김 시장의 공약이행 계획을 의제로 기자회견을 연 것도 이 때문인 듯하다.

사실 울산에선 ‘뭘 해 먹고 살아야 하나’하는 한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주부도, 자영업자도, 영세 상공인도, 기업도 한숨뿐이다. 청년들은 매년 일자리를 찾아 떠나거나 헤매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울산은 주력산업이 침체하면서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먹거리, 일거리, 즐길거리 등 모든 것이 중앙에 집중돼 그야말로 빈사 상태다. 재정이든, 인력이든 모두 빨아들이는 수도권 블랙홀에 중소기업, 대학, 문화계 등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사회에서는 울산이 이 지경이 되도록 지금껏 말잔치만 하고 방치한 정·관계와 시민사회단체, 언론 등이 각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수십년간 울산 시정은 수도 없는 '비전 발표'를 해댔다. 하지만 결과는 '똘똘한 무언가'도 없는 두루뭉실한 백화점식 나열에만 그쳤다.

김 시장은 선거기간 중 100대 과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경제가 키워드다. 이 중 1호 공약인 그린벨트 해제는 지역사회가 가장 주목하고 있다. 이유는 이러하다. 울산을 들여다보면 전체 면적의 4분의 1(268.7㎢)이 그린벨트다. 도심 가운데서 외곽으로 둘러싸 도시 세력 확장이나 도시 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됐다. 이것이 성사되면 기업을 유치하고 신도시를 건설해 인구와 자금유출을 막고 일자리까지 이뤄내는 마법 지팡이 같은 비전이다.

'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며 취임 전부터 광폭행보를 이어간 새 시장이다. 그를 지지해 준 시민 뿐아니라 나머지 시민들도 염두에 두고 첫날의 다짐과 각오가 변색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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