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별 유불리만 따져 삐걱대는 '부울경 메가시티'
시도별 유불리만 따져 삐걱대는 '부울경 메가시티'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2.07.13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선 8기 입성 이후 제자리 걸음
울산, 부산 중심 경계 속도 조절
경남, 주도적 입장서 유보 전환
특별연합의회 구성 등 손 못대
부울경 메가시티 관련 합동추진단이 지난해 5월 13일 울산시청에서 특별지자체 설치에 필요한 규약 등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부울경 메가시티 관련 합동추진단이 지난해 5월 13일 울산시청에서 특별지자체 설치에 필요한 규약 등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울산시민신문] 국내 첫 메가시티 탄생으로 기대를 모았던 부울경 특별연합이 준비 단계에서부터 답보상태에 빠졌다. 협치가 절실한 마당에 울산은 속도조절로 제동을 걸었고, 메가시티 추진에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경남은 유보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지방선거 이후 정치환경이 급변한 탓이다. 이러다 특별연합이 내년 1월 1일 정상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부울경 초광역권 발전 계획’에 따라 진행할 70개 핵심사업 대부분이 내년 초부터 시작해야 하는 일들이다. 앞서 지난달 정부 국무회의에서 메가시티 추진사업을 할 수 있는 ‘초광역협력사업 등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800만 한뿌리인 부울경 주민들의 균형발전에 대한 염원으로 지난 4월 어렵게 닻을 올렸다. 

특별연합이 내년 1월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오는 9월까지 특별연합 의회 구성과 청사 위치 선정, 연합장도 선출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사무기구를 꾸리고, 내년부터 시작할 구체적 사업 확정과 예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메가시티 조성 주체인 부울경 3개 시도의 후속절차 발걸음은 한없이 느리다. 지방선거 이후 거의 올스톱되다시피다. 3개 시도 공무원 130~140명 규모가 몸담을 조직 구성은 시도간 협의 공전으로 행정안전부가 확정을 못하고 있다. 최대 쟁점인 '청사 위치'를 논의할 사무소추진위원회는 애초 이달 말까지 꾸릴 계획이었지만 진척은 없고, 특별연합 의회 구성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성공적 출발을 위해선 협치가 절실한데도 울산·경남은 부산의 관망 속에 지역별 유불리만 따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울경 특별연합호는 제대로 순항할지, 삐걱거리며 난파할지 중대기로에 섰다. 

이유는 이러하다. 재선에 성공한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장의 메가시티 추진 의지와는 달리 같은 당이면서도 새로 취임한 울산·경남 수장의 생각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메가시티 추진에 ‘속도조절’과 ‘전략 수정’ 등으로 부산 중심주의를 경계하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메가시티를 조성하면 울산 경제가 부산에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신라권인 해오름도시(경주·포항)와 동맹을 강화한 다음 참여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울산 몫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부울경 특별연합 사업으로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국비 28조 원), 경남은 진해신항 사업(12조 원) 등 굵직한 사업기반시설이 진행되지만 울산은 얻은 게 없다는 거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기존 부울경 공동연구로 제시된 '2040년 1시간 생활권', '천만 명 메가시티' 청사진에서 경남의 실익을 파악할 것을 최근 경남연구원에 지시했다. 부산 쏠림과 경남 서부권 불균형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연구기간이 최소 두 달이 걸린다는 점에서 메가시티를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도의 입장이 유보된 거다.

이는 특별연합 출발이 협치에 바탕한다는 점에서 난항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메가시티 동력이 떨어지거나 아예 재논의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가시티 전문가들은 “부울경 특별연합은 수도권에 맞선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지역을 회생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한다. 3개 시도가 유불리를 따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광역교통망 등 초광역사업들은 부울경이 힘을 합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