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詩 한편》

[나도 형 / 박성미]
나는 일곱 살
형아는 1학년
형아 따라
학교에 갔다
책상은 없어도
책가방은 1학년 3반
연필로 공책에
김진우
삐뚤빼뚤
이름을 쓸 때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불러 주셨다
와, 신난다
나도 형이 되었다.
***
동생이 형을 따라서 학교에 갔나 봅니다. 어릴 때 떡국 한 그릇 먹으면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 그릇이나 먹고 형에게 가서 반말했다가 꿀밤 맞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삐뚤빼뚤 쓴 이름이지만 최선을 다해 썼을 동생의 이름을 선생님이 불러줬을 때 얼마나 기뻤을까요. 이렇게 박성미 시인의 동시를 읽으니 어른은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일곱 살 어린이도 즐겁게 해 주네요. 이렇게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공감하고 읽을 수 있는 것이 동시라고 생각합니다.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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