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검ㆍ경 수장들 산업체 중대 재해 공동점검
울산 검ㆍ경 수장들 산업체 중대 재해 공동점검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2.08.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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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갈등 역사 속에
이례적 합동점검 벌여
검경 갈등 물꼬 트나
노정환(왼쪽) 울산지검장과 박성주 울산경찰청장(사진=연합뉴스)
노정환(왼쪽) 울산지검장과 박성주 울산경찰청장(사진=연합뉴스)

[울산시민신문] 울산의 검·경 수장이 17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산업체 공동 점검을 벌였다. 두 기관장의 대형 사업장 재해 에방 합동점검은 처음이다. 과거 '고래고기 환부 사건', '피의사실 공표죄 논란' 등으로 양 기관이 갈등 관계였던 점을 상기하면 공동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노정환 울산지검장과 박성주 울산경찰청장은 이날 현대중공업 선박 건조현장과 현대차 울산공장을 찾아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두 기관장은 오는 31일에는 SK에너지, 새울원자력본부를 함께 방문해 안전 사항을 확인할 예정이다.

대형사업장 재해 예방 공동 점검은 두 기관장 취임한 직후인 지난 6월 말 만남에서 즉석 제안됐다. 노 지검장이 울산경찰청을 방문해 박 청장과 면담했을 때 조선·자동차·석유화학 관련 대형사업장과 원전까지 있는 울산 특성상 합동 점검 필요성이 있다는 데 서로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공통 책무를 위한 업무이긴 하지만, 두 기관장이 함께 움직이면서 울산 검경 '화해 분위기'에 물꼬를 트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울산은 수사권 조정 갈등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고래고기 환부 사건'과 '피의사실 공표 논란'으로 검경 사이 감정의 골이 있는 곳이다.

고래고기 환부 사건은 2016년 4월 경찰이 불법 포획된 밍크고래 27t을 압수했지만, 울산지검이 이 가운데 6t만 소각하고 나머지 21t을 유통업자에게 되돌려 주면서 검경이 마찰한 것이다. 

이 당시 동물구호단체가 고래고기를 환부한 검사를 고발해 경찰이 수사했는데,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협조 정도를 놓고 검경이 수년간 신경전을 벌였다.

피의사실공표 논란은 2019년 울산지검이 울산경찰청의 '기소 전 보도자료 배포'를 피의사실 공표라며 담당 경찰관을 수사한 것이다.

당시 울산경찰청은 약사 면허증을 위조해 약국을 돌며 환자에게 약을 지어준 가짜 약사를 구속했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검찰이 형법상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대상이 고래고기 환부 사건을 맡았던 경찰관이어서 일부에선 고래고기 환부 사건의 보복성 조사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수년간 두 기관이 데면데면했던 분위기를 깨고, 마음을 모은 것은 두 기관장 사이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 지검장과 박 청장은 경찰대 선후배 사이로 박 청장(경찰대 5기)이 한 기수 위이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울산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이후 두 기관장이 취임하면서 안전을 주제로 공감한 것 같다"며 "울산 검경 수장이 합동 점검에 나선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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