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시장 상인들 “하늘이 도왔다”
울산 태화시장 상인들 “하늘이 도왔다”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2.09.0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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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 악몽' 되풀이 없이
고비 넘기자 안도의 한숨
침수 대비책 꼼꼼히 챙겨
예상보다 강수량도 적어
울산 중구 태화시장 상인들이 상가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쌓아둔 모래 푸대. 연합뉴스
울산 중구 태화시장 상인들이 상가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쌓아둔 모래 푸대. 연합뉴스

[울산시민신문] "가슴만 졸이며 뜬눈으로 밤을 새웠어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빠져나간 6일 오전 울산 중구 태화시장. 

상인들은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가자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상인 김모씨는 “새벽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차바 때 생각이 나서 집에서 잠을 꼬박 새웠다“고 말했다.

태화시장은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때 300여 상점이 모두 물에 잠기며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 지난해 8월 태풍 '오마이스' 때도 발목까지 빗물이 들어차는 침수 피해가 나기도 했다. 

특히 힌남노 경로가 차바, 오마이스와 비슷한데다 초역대급 태풍으로 예보되자 시장 상인들은 초긴장했다. 침수 걱정을 떨쳐낼 수 없었던 상인들은 새벽녘 강한 비바람이 불어 닥치자 집에서 애간장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상가 앞 모래주머니를 치우던 상인 이모씨는 "목까지 물이 찼던 차바 때 상황이 반복될까 걱정했는데, 하늘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저지대에 들어서다 보니 많은 비가 내릴때마다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이번에는 지자체와 상인들이 단단히 대비를 했다”고 했다.

태화강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던 상황을 고려하면 바로 옆 저지대에 자리잡은 시장이 큰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더욱이 이날 0시부터 태풍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직후인 오전 8시까지 강수량은 110.3㎜(기상대 기준)로, 지난해 오마이스(하루 강수량 108.3㎜)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중구는 태풍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빗물 길을 열어 준 것이 주요했다고 본다.

중구 측은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매번 물난리를 겪는 태화시장 일원에 하수관로 준설 공사(4970m)와 하수도 측구 개보수 공사(뚜껑 교체 63개)를 올해 2월 마무리했다. 인근 유곡천 복개 구조물(1.4㎞) 준설공사는 지난해 12월 끝냈다.

주민과 중구의 침수 대비책도 비교적 꼼꼼했다.

태화시장 일원 217곳에 빗물이 집이나 가게 안으로 넘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차수판을 설치했고, 모래주머니 2250개도 배치 또는 구비됐다. 민간에서 대형 펌프 6대 등도 빌려서 준비해뒀다. 

여기다 역대급으로 예보된 힌남노가 예상보다 적은 비를 뿌린 것도 한몫했다. 당초 최대 400㎜가 넘는 비가 예보됐으나 실제 강수량은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날 상인들은 수심을 걷어낸 채 추석 대목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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