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시 한편》

[빨래하는 철새 / 박영식]
겨울만 되면
우리 동네 강에
빨래하러 오는
큰고니 청둥오리
원앙이 부부
서로서로
좋은 자리 내어주며
첨벙 첨벙 첨벙
입은 옷 그대로
빨래를 한다
때 탄 마음도
깨끗하게 행군다
집으로 돌아가는
하늘에서
펄럭 펄럭 펄럭
뽀송하게 말린다
☆☆☆
박영식 시인이 살고 있는 곳은 태화강이 흐르고 있는 울산입니다. 태화강은 국가 정원으로도 유명하지만, 여름에는 백로가 찾아와서 새끼를 키우고 겨울에는 떼까마귀가 장관을 이루는 철새도래지이지요.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큰고니 비롯한 청둥오리, 원앙 총 52종 10만 6600여 개체가 찾아와서 지내다 가는 중요한 곳입니다. 그런 철새들의 모습을 시인은 입은 옷 그대로 빨래를 하고 하늘에서 펄럭펄럭 뽀송하게 말린다고 합니다. 특히, 겨울 철새인 큰고니 청둥오리, 원앙을 이렇게 재미있게 표현하며 철새의 중요성과 지역을 알리는 동시가 또 있을까요? 글:박해경 [아동문학가 ,동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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