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한인들이 울산에 몰려온다
세계 한인들이 울산에 몰려온다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2.10.1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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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은 편집국장
정두은 편집국장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해외동포 경제인과 국내 경제인 간 상생을 모색하는 세계한상대회가 올해 20주년을 맞아 다음 달 1일부터 사흘간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먼 타국에서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현지에 뿌리를 내린 자랑스런 동포 경제인들의 울산 방문을 환영해 마지 않는다. 

울산은 한상(韓商)과 연고가 깊은 도시다.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1921~2020) 명예회장의 고향이 울산이다. ‘한상 신격호’는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스무살 때 단신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맨손에서 시작해 롯데그룹을 국내 재계 서열 5위 재벌로 키워냈다. 

이번 울산 한상대회는 '위대한 한상(韓商) 20년, 세계를 담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40개국에서 입지를 다진 동포 경제인 800여 명을 비롯 국내 경제인 등 모두 2000여 명이 참가한다. 세계 한상네트워크의 주축이 된 1세대 한상들이 퇴진한 자리를 대신 이어받은 신진 한상들이 대거 참여해 다양한 만남과 교류를 이어간다.

울산을 찾는 한상 중에서는 유력한 인물도 상당수다. 미국 소네트 그룹의 조병태 회장, 보험컨설팅 래이그룹 홍성은 회장,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무역 상담 등을 지원하는 북경상립대투자고문 유한공사 권순기 회장, 오만에서 수산업을 하는 김점배 회장, 싱가포르 자동차부품 제조업인 PG홀딩스 그룹 박기출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박 회장은 울산 출신 기업인이다. 

모두 이역만리에서 성공한 자랑스러운 우리 한국인이다. 이들이 하루 아침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들에게도 시련의 계절이 있었을 것이다. 이번 한상대회를 통해 경영철학을 서로 나누고 위기를 극복한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

울산으로서는 모처럼 지역에서 개최되는 한상대회인 만큼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호기라 볼 수 있다. 세계 시장 정보와 네트워크가 부족한 지방 기업이 세계 시장의 문턱을 두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가뜩이나 지역경제는 침체 상태다. 새 활로를 찾기 위해 세계 시장에 눈 돌려야 하는 당위성이 더욱 제기된다. 울산시가 지역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알찬 성과를 내야하는 이유이다.  

특히 교역 정보와 해외 인맥이 부족한 울산의 중소기업으로선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한상은 큰 힘이다. 매년 막대한 돈을 들여 해외 시장개척단을 파견하고 있는 시가 이번 대회를 안정적인 해외 판로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시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무역투자 촉진, 컨벤션·관광산업 활성화, 해외 인턴십을 통한 청년실업 해소, 도시 브랜드 제고 등의 유치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고 한다. 행사 기간 200여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기업상담회 및 기업전시회를 준비하고, 참가자 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기회도 확대할 예정이다. 김두겸 시장은 직접 울산기업 투자유치 설명회에 나서고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혁신기술을 한상 기업에 소개하는 행사도 마련한다. 대회 목적 자체가 국내·외 기업인들과의 비즈니스 확대이고 울산 경제계로서도 대외 네트워크 확대가 급선무인 만큼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대회 개최에 앞서 사전에 지역 연고 한상들에 대한 치밀한 준비는 지속적인 투자 연결 고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 점에서 시가 미주 경제인과의 교류 모색을 위해 체결한 협정은 기대감을 안겨준다. 시는 가장 많은 한상이 가입돼 있는 미주 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 측과 지난 8월 시청에서 회동을 갖고 울산 우수중소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협력하는 내용의 교류협약을 체결했다. 내년 21차 한상대회는 미국에서 열린다.

한상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우리 이민사에서 한상은 1960년대 미주지역으로 이민이 본격화하면서 출현했다. 그러나 짧은 기간 중 한상이 보여준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우리 민족 특유의 억척스러움과 근면 성실함이 뒷받침하면서 현지에서 뿌리내리고 경제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류 열풍도 가세하고 있다. 이런 시대 추세가 반영된 탓인지 한상대회는 해마다 발전하고 있다. 한상이 머지않아 경제 규모 면에서나 영향력에 있어 중국 화상(華商)이나 유대인상에 버금가는 유력한 존재로 부상하기를 기대해 본다. 울산에서 열리는 제20차 세계한상대회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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