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바 / 고윤자
어부바 / 고윤자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2.11.15 19:3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요일에 시 한편》

 

 

 

 

 

 

 

 

 

 

 

 

 

 

 

 

 

 

 

 

[어부바 / 고윤자]

 

나는 
어부바가 좋아요

엄마 심장 가까이
콩닥콩닥
함께 숨 쉴 수 있어서

엄마 귀에 사알짝~
"사랑해요"
속삭일 수 있어서


어부바가 좋아요

★★★

 고윤자 시인의 동시 어부바 속의 주인공이 참 부럽습니다. 주인공은 엄마에게 업힌 느낌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고 지금도 얼마든지 엄마 등에 업힐 수 있겠다 싶어 마냥 부럽습니다.


 엄마에게 업힌 기억이 제게는 없고 동생들 업어준 기억밖에 없어서 많이 아쉽기만 합니다. 저는 동생이 다섯 명이나 됩니다. 아마 제가 걸음도 배우기 전에 동생이 태어나 엄마에게 업힌 기억이 없나 봅니다. 그래도 아버지 등에 업힌 기억이 또렷이 남아 있어 지금도 그 어부바를 잊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들과 놀다 팔이 빠져서 집에 왔다가 아버지 등에 업혀 병원에 간 적이 있습니다. 제가 팔이 아프다고 울고 있을 때 아버지께서 등을 내밀어 주시며 빨리 업히라고 저를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던 아버지 등은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제 옷까지 젖었습니다. 그리고 빠르게 뛰는 아버지 심장 소리에 어린 저의 마음에도 미안해서 참을 걸 그랬나 후회가 되었지만 팔이 빠져 얼마나 아팠을까? 걱정하는 의사선생님 말에 위로가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버지는 나에게 다시 등을 내밀어 주셨지만, 딸기우유 사주면 괜찮다고 말해버렸습니다. 

 지금도 콩닥콩닥 뛰던 아버지의 심장 소리가 귓가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다시는 오지 못할 내 생애의 마지막 어부바였습니다. 마지막일 줄 알았다면 딸기우유랑 바꾸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고윤자 시인의 동시 어부바를 읽으면서 저의 마지막 어부바가 떠올라 아버지가 보고 싶어집니다.        글: 박해경 [아동문학가 ,동시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울산시민신문 2022-11-16 10:52:39
마음이 고운 선생님께 딸기 우유 하나 사 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