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전시산업 선봉장 UECO  
갈길 먼 전시산업 선봉장 UECO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2.11.16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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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유일의 대형 전시공간 울산전시컨벤션센터
울산지역 유일의 대형 전시공간 울산전시컨벤션센터

[울산시민신문] 지난해 4월 개관한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가 문을 연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전시산업 중추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동률은 저조하고 홍보성 이벤트 행사에 치중하면서 부산·대구 등 인접도시 전시컨벤션센터와의 경쟁력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최근 울산시가 유에코 운영기관인 울산관광재단과 울산문화재단 두 기관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통폐합을 계기로 운영과 현황 등을 짚어봤다.

■1700억 전시효과 어디로 

울산지역 유일의 대형 전시공간인 유에코는 울산시가 1700억 원을 투입해 울주군 삼남면 KTX역세권 4만3000m²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했다. 개관 첫 해 33차례의 전시회를 포함해 175건의 행사 유치로 35.5%의 가동률을 보이는 등 호조 속에 출발했다. 부산 벡스코(BEXCO), 대구 엑스코(EXCO) 등의 초창기 가동률 20%대보다 앞서면서 기대감도 높였다.

하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돼 가동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올해 3분기까지 진행된 전시회는 23건, 회의 80건 등 총 109건에 불과하다. 18~20일 국내외 화폐유통업체 35개사 등이 참가하는 ‘제1회 울산화폐박람회’ 개최 등 연말까지 예정된 행사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가동률은 전년도 실적과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인근 대구 엑스포는 안전산업박람회, 국제농기계박람회, 세계가스총회 등 굵직한 행사를 잇따라 유치하며 가동률 50%를 넘겨 전성기를 맞고 있다. 부산 벡스코도 마찬가지다. 

전시산업은 박람회, 전시회, 국제회의, 컨벤션 등 각종 행사 개최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자체마다 수천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전시컨벤션센터 확보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문제는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이 ‘고부가 가치 창출’을 내걸고 우후죽순 전시산업에 뛰어들면서다. 국내에는 16개의 전시컨벤션센터가 운영 중이고 포항에도 전시컨벤션센터가 구축 중에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시컨벤션센터가 당초 목적과 달리 차별성 부족으로 경쟁력에서 뒤처지면서 수익성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수익 창출 구조서 거리 멀어

유에코도 부산·대구 등 인접도시 전시컨벤션센터에 비해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출범 당시부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별도의 독립적인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유에코는 시 산하 출연기관인 울산관광재단이 시로부터 예산을 받아 위탁 운영하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관광공사와 달리 관광재단에서 운영하는 만큼 수익 창출 구조와 거리가 멀어 자체 수익사업 발굴은 거의 하지 못한 채 홍보성 이벤트 행사 등에 치중하다시피 하고 있다. 
게다가 전시컨벤션센터가 경쟁력을 구비하기 위해서는 바이어 유치, 마케팅 강화 등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청 내 마이스 산업 전담부서는 문화관광체육국 소속인 관광진흥과에 두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기능의 유사점이 거의 없는 문화재단과의 통폐합마저 앞두고 있어 1700억 원을 들인 전시시설이 제 기능을 하기 더욱 어렵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대규모 공단 낀 이점 못살려

그러다 보니 유에코는 대규모 국가공단 2곳을 끼고 있는 지리적 이점을 살리지 못한 채 타 지역 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는 국제 규모의 유명 전시회 유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또 해외 바이어들의 참석률이 저조한 소규모 행사 유치와 홍보 등에 매달리다 보니 지역경제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제 역할을 거의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열린 전시회 70여건 가운데 지역산업 기반 행사는 국제수소에너지 전시회와 게놈바이오 엑스포 등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울산시가 자체 전시시설을 제쳐둔 채 지난 10∼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지방시대 박람회'와 '2022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혁신 박람회'에서 수소 트램 모형을 전시하면서 울산의 도시철도 건설계획과 수소 시범도시 주요 시설 등을 소개한 것도 유에코가 인접 한 도시와 경합할 정도로 전시산업의 중추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게 이유랄 수 있다.

유에코 주변 인프라도 문제로 지적된다. 울산 도심과 먼거리에 위치한데다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어 행사 관계자 대부분이 3, 40분 거리인 시내에 위치한 호텔을 오가야 하는 등 동선이 불편하다. 편의시설은 지하주차장 한 곳에 불과할 뿐 컨벤션 이용자들이 식사를 해결할 곳도 마땅치 않다. 

마이스 전문가들은 “유에코가 타 지역 전시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역에서 특화된 산업과 관련된 차별화된 전시회를 만들고 국제 규모 행사를 키우는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의 보강이 시급하다”며 “울산에는 조선 자동차 화학 수소 등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산업들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전시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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