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콩 / 최설
사랑에 빠진 콩 / 최설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2.11.2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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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 시 한편》

 

 

 

 

 

 

 

 

 

 

 

 

 

 

 

 

 

 

 

 

 

[사랑에 빠진 콩 / 최설]

 


콩깍지 씌여

올해도

한 집에서 꼭 안고 있습니다


★★★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무엇을 해도 마냥 좋아하기 마련입니다.
 어쩌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몇 달 전 칠십 년을 함께 살아온 저희 시아버지를 떠나보낸 시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무슨 재미로 사노? 너거 할배없는 세상 처음 선보는 날 내하고 결혼하자고 했으니 콩깍지가 씌어도 단단히 씌었던 거라고 그렇게 해서 칠십 년을 살았다고 한눈팔지 않고 마음 다치게 하는 일 없이" 우리 시아버님은 도대체 얼마나 두꺼운 콩깍지가 씌었길래 칠십 년을 살면서 그 콩깍지를 벗겨 내지 못했을까요? 그래서 두 분이 오손도손 싸우지 않고 돌아가시는 날까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요즘처럼 인간관계가 어렵고 조심스러워 혼자가 좋다는 세상인데 오죽하면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할까요? 한번 만난 인연으로 평생 한눈팔지 않고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을까요? 
 최설시인 말하는 사랑에 빠진 콩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던 영원히 그런 콩깍지에 씌고 싶습니다. 콩깍지가 벗겨져 사랑했던 사람에게 슬픔을 주기보다 영원히 콩깍지에 씌어 칠십 년 아니 백 년을 함께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최설 시인의 동시집 《사랑에 빠진 콩》을 읽으면서 내 눈에 씌어 있는 콩깍지의 두께를 가늠해 봅니다.  [ 글 :  박해경 아동문학가 , 동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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