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해 -23
[귤 할머니 / 김혜율]
우리 할머니
별명은 귤 할머니
평일 때도 따고
주말 때도 귤 따고
집에 들어와 손을 보면
손에 노을 지는 것처럼
노래
우리 할머니 손에
내 얼굴 닿으면
노을이불 속에
잠든 것처럼
편안해
(어도초 3-1)
***
제 어머니도 김혜율 학생의 할머니처럼 귤 따는 시기에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귤을 따러 다니며 구 남매를 키우셨지요. 저녁에 돌아올 때는 팔지 못하는 귤을 한 아름씩 가져와서 어린 시절 귤 과수원은 없었지만, 귤을 많이 먹었습니다.
노랗게 변한 할머니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노을처럼 따뜻하게 이불처럼 편안하게 할머니를 대하는 마음이 너무도 사랑스럽습니다.
김혜율 학생 덕분에 저도 오늘은 고향에 계신 아흔셋 어머니와 영상통화를 해야겠어요. 이렇게 어머니의 손길이 그리워지게 만드는 시 읽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감상: 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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