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과 도전의 계묘년, 우리에겐 저력이 있다
시련과 도전의 계묘년, 우리에겐 저력이 있다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2.12.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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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러든 어두운 그림자들 훨훨 털고
높이 뛰는 토끼처럼 힘차게 도약해야
사방이 암울해도 우리에겐 저력 있어
정두은 편집국장
정두은 편집국장

한 해가 저물 연말이 되면 늘 듣게 되는 말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사자성어다. 이 말에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지난 시절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한 자락 깔고 새 소망과 결의를 다져보는 것은 우리네 삶의 한 단면이다. 설렘과 희망 속에 오늘의 꿈이 내일 실현되기를 간구하는 것도 그래서 일 게다.

계묘년(癸卯年·검은 토끼의 해) 새해를 맞아 개개인은 물론이고 정치권과 관가, 재계 등 각계각층이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을 것이다. 새해를 맞는 소감이야 각자의 위치와 입장에 따라 다소간 차이가 있겠지만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지난해의 움츠러든 어두운 그림자를 훨훨 털어내고 높이 뛰는 토끼처럼 힘차게 도약하겠다는 간절한 희망은 대체적으로 공통적일 거다.

어느 한해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을까마는 저무는 임인년 (壬寅年)만큼 그런 해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대내적으로는 보수와 진보 세력이 집결해 대접전을 벌였던 20대 대선(3월 9일)이 간발의 차이로 윤석열 후보의 승리로 끝났으나 국정 운영은 여소야대의 제약 속에 내내 파행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보수와 진보 간의 경쟁과 견제는 나쁜 것이 아니다. 다원적 가치를 추구하는 현대 민주국가에서 다양한 정치적 성향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럽다. 정당이 국민의 정치적 욕구를 세분화해 충실히 대변하는 것은 오히려 긍정적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상대방의 다른 생각을 인정하지 않는 맹목적 편협성이다.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현 상황이 그렇다. 시쳇말로 죽기 아니면 살기 식의 '제로썸' 게임이 보수·진보 간에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 위기대응 리더십도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북핵 문제 해결과 냉각된 남북관계를 시급히 복원해야 하는 것은 새해의 과제다. 윤 정부 출범 이후 연이은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최근에는 북 무인기가 서울 영공을 침범하는 사태마저 벌어졌다. 추가 도발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해 남북 안보 문제는 벽두부터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와중에 경제는 침체일로다. 대외적으로 세계경제의 장기 저성장이 고착화돼 수출은 감소하고,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3고 현상’에 내수부진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성장률은 2%대에 머물렀다. 그런데 며칠 전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로 1.6%를 내놘 것을 보면 국내 경제의 힘든 상황은 새해에도 별로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내년에도 저성장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상황이다. 우리 사회가 경제 위기를 경험했던 게 1960년 이래로 네 번이다. 1980년 오일쇼크로 -1.6% 역성장,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5.1% 역성장,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팬데믹 경제위기다. 이때는 -0.7% 성장했다. 그런데 1.6% 성장률은 이 네 번의 경제위기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전망치다. 역대급 경제한파 국면이다보니 새해 인사를 마음 편히 건네기엔 우리 앞의 현실이 너무 엄혹해져버렸다.

사방이 암울하지만 그렇다고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일출 직전의 어둠이 가장 짙다고 했다. 희망을 움켜쥐고 힘과 용기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돌이켜 보면 대한민국 헌정사는 크고 작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나라가 흔들릴 때 국민은 대동단결해 절망과 고난을 극복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 

지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어둡고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다. 우리 국민의 저력은 위대하다. IMF 구제금융 위기를 놀랄 만큼 빠르고 훌륭하게 극복했으며, 한국전쟁의 폐허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개척한 것이 이를 입증해주지 않는가.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앞으로 달려 바람개비를 돌려야 한다. 계묘년 동틀 무렵이면 국민의 꿈과 희망이 가득한 대한민국으로 우뚝 서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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