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깜빡 / 박소명
참 좋은 깜빡 / 박소명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3.01.0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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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 시 한편》

 

 

 

 

 

 

 

 

 

 

 

 

 

 

 

 

 

 

 

 

 

[참 좋은 깜빡 / 박소명]



푸른 참나무들
다람쥐가 심었대.


흙 속에 숨겨 둔 도토리
어디에 두었는지
깜빡해서


절대 깜빡 안 할 거라
다짐한 걸
가을마다 또 깜빡해서


도토리는
봄이면
쏘옥 쏙쏙 자랐났대.



울창한 참나무 숲
깜빡, 깜빡이가 만들었대.


★★★


 박소명 시인의 동시 《참 좋은 깜빡》을 읽으면서 내가 먹었던 도토리묵은 다람쥐가 숨겨놓을 도토리를 가져와 만든 게 틀림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안해집니다. 봄이면 쏘옥 쏙쏙 몇 그루 도토리나무가 될 텐데 내가 엄청난 도토리를 먹고 말았습니다.

 산에 갔을 때 여기저기 떨어져 있다고 장난이라도 야생동물들의 겨울철 먹이를 주워 와버리면 야생동물들이 겨울나기에 무척 어렵다고 합니다. 굶어 죽는 일도 생긴다고 합니다. 또 먹이가 부족해진 동물들이 사람이 사는 마을까지 내려와 농작물을 망치거나 전염병을 옮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등산객들이 무심코 주운 야생 열매를 반납할 수 있도록‘야생 열매 수거함’을 만들어 동물들에게 돌려주고 있다는 것을 신문 기사에서 읽은 기억납니다.

 다람쥐들이 먹고 싶어도 꼭 참고 다음을 위해 묻어둔 도토리들이 울창한 숲을 만들면 과연 누가  좋을까 생각해 보면 잠깐의 즐거움 때문에 산속 열매들을 함부로 주워 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박소명 시인의 동시 《참 좋은 깜빡》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무심코 한 행동에 야생동물은 추운 겨울나기가 얼마나 힘들까?  잊지 않고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 :  박해경 아동문학가, 동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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