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 中企... ‘우울한 설 명절’ 맞아
부산·울산 中企... ‘우울한 설 명절’ 맞아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3.01.1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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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중기중앙회 조사 결과
중기 2곳 중 1곳 설 자금난
매출부진·고금리 1·2위 차지
52.1% 설상여 지급 계획이나
축소지급 응답도 11.8% 달해
부산과 울산지역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과 울산지역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민신문] # 최근 현대중공업은 법원 조정안에 따라 오는 4월부터 재직자와 퇴사자 등 근로자 3만8000명에게 미지급분 6300억 원을 준다. 1인당 지급액을 단순 계산하면 평균 최소 1600여만 원이 돌아간다. 소형차 1대 값이다. 설 명절을 앞둔 근로자들은 밀린 임금을 지급받게 됐다는 소식에 들떠있다.

# 현대자동차그룹은 설을 앞두고 부품과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6000여 개 협력사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납품대금 2조3766억 원을 지급일보다 앞당겨 설 연휴 전 지급할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명절 전 상여금, 대금 결제 등 자금 수요 집중 상황을 고려해 1만4000여 개 파트너사 납품대금 약 7000억 원을 오는 20일까지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설 명절을 앞둔 중소기업 노동자들에겐 유명 대기업에서 벌어진 ‘통상임금 소송’이나 ‘납품 대금 조기지급’ 등은 남의 나라 이야기다. 울산의 한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김모(32)씨. 그는 “회사가 3고 현상에다 코로나19에 따른 불경기로 사정이 어렵다보니 설 선물은 생각도 못하고 설 상여금 지급 계획조차 없다”고 말했다.

부산과 울산지역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울산중소기업중앙회가 233개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절반 이상인 50.2%가 '설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수도권은 4개 기업 중 1개 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울산·부산은 2개 기업 중 1개 기업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자금 사정을 호소한 기업이 울산·부산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절반에 이르렀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새해 초부터 중소기업들이 자금 사정에 허덕인다면 근로자들의 의욕은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다.

13일 부산울산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설 자금 사정의 애로를 호소한 중소기업은 2021년 54.7%, 지난해 53.3%, 올해 50.2%로 3년 연속 응답 비율 절반을 넘었다. 

주요 원인은 ‘판매(매출) 부진’(49.6%)과 ‘고금리’(42.7%)가 1순위와 2순위로 조사됐다. 지난해 1순위인 ‘원·부자재 가격상승’(40.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은행 자금조달 시 애로사항은 △높은 대출금리(72.1%) △대출한도 부족(27.0%)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16.7%) △부동산 담보 부족(12.9%) △과도한 서류 제출 요구(12.0%) 순이었다. 높은 대출금리는 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부족한 설 자금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납품 대금 조기 회수(43.3%)가 가장 많았고, 다음은 대책 없음(34.4%), 결제 연기(31.3%), 금융기관 차입(18.5%)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또 설 상여금은 절반 이상의 업체(57.1%)가 '지급 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나 확대 지급할 계획이라는 응답은 0.9%에 불과했고, 축소할 계획이라는 응답은 11.6%였다. 나머지 42.9%는 경영 곤란으로 지급하지 않는다거나 미결정 또는 연봉제 실시에 따른 미지급이라고 응답했다.

부산울산중소기업중앙회 측은 "금리 인상과 고물가로 중소기업 경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고금리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중소기업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한 운전자금 이차보전율 확대 등 실질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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